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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신조류] '독일 씨멘스' .. '시간 줄이기 운동'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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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이면 창립 150주년을 맞는 독일의 씨멘스(흔히 지멘스라고 불리고
    있지만 한국의 정식회사명은 씨멘스임)가 새로운 "시테크공학"을
    창조하고 있다.

    이 회사가 4년여동안 추진해온 경영혁신작업 "TOP"운동이 드디어
    결실을 맺어 영업실적 개선은 물론 기업내 고질적인 저효율문화가
    청산되고 있는 것이다.

    TOP는 Time Optimise Process (시간효율 최적화과정)의 머릿글자로
    기업활동의 모든 부분에서 소요시간을 최적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새로운 기술을 상품화하는 속도에서는 씨멘스를 따를 기업이
    별로 없다.

    씨멘스는 기업인이기전에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베르너 지멘스가 최초의
    전기도금및 도은기술과 또 역시 최초의 전신지시통신기를 발판으로 삼아
    설립한기업.

    씨멘스는 19세기에 전기에너지공급의 기초가 된 다이모기계를 비롯해
    전동차 뢴트겐방사선관 금속선백열등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거나
    상용화하는데 성공했고, 이후에도 무인자동비행시스템 인공심장박동기
    초음파의료기기 디지털전화교환시스템 등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전자
    전기제품이 두손을 모두 동원해도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신제품 개발능력에서 가장 앞서가는 씨멘스가 굳이 시간줄이기
    운동에 나선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연구개발비가 전체매출의 8~9%에 이르고 전체종업원은 10%이상이
    연구개발부문에 종사할 만큼 신제품개발 능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씨멘스이지만 막상 기업경쟁의 본무대인 시장에서는 느린걸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소비자욕구 파악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수배송체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업활동
    부문에서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씨멘스는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이를 깨닫기 이전에는 연구원들이 뚜렷한 목적없이 우직하게 자신들의
    작업에만 몰두했고, 생산직 근로자들은 납기를 맞추기위해 노력하기
    보다 완벽한 제품을 공급하기위해 제품하자를 며칠동안 점검하는데
    더 신경을 썼다.

    씨멘스의 경영진들은 80년대 중반이후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비례해
    전자 전기산업의 경쟁환경도 급변하자 이같은 기업문화에 메스를 가하기
    시작했다.

    씨멘스의 경영혁신은 먼저 생산성배가운동에서 출발됐다.

    하지만 전세계에 걸쳐 수백개의 사업장을 거느리고 있는 씨멘스로서는
    생산성배가운동을 전사업장으로 확산시키는게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93년부터 "TOP"이라는 구호를내걸고 단위사업장이 아닌 전체
    그룹차원에서 경영혁신작업에 들어갔다.

    전직원들에게 작업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독려하는 한편 TOP운동에
    대한 종업원교육훈련도 강화해 나갔다.

    일단 각 사업단위별로 자율적인 TOP혁신안이 만들어지면 이를 "생산성센터"
    라는 그룹지휘부로 수렴해 다시 수정 보완한 실행프로그램을 각 사업단위에
    하달하는 방식으로 TOP운동의 내실을 다져갔다.

    지난 92년 씨멘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폰 피에르 회장은
    연초 정기주주총회에서 "TOP운동을 통해 94년에 6.3%의 생산비절감효과를
    얻은데 이어 95년에는 7.9%, 올해에는 9%의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멘스의 95사업연도(94년10월~95년9월) 순이익은 26억마르크.

    그런데 피에르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95년 한햇동안 TOP운동에 의한
    비용절감규모가 무려 70억마르크에 이른다.

    실제 일부 사업장에서는 TOP운동으로 혁신적인 결실을 맺은 곳도 있다.

    씨멘스가 IBM으로 부터 지난 92년 인수한 로럼커뮤니케이션시스템(RCS)이
    대표적인 경우다.

    인수초기에는 하루에만 1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던 RCS가 TOP운동을
    통해 3년만에 제품주문에서 납품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60% 단축시켰고
    매년 평균 500만달러씩 적자를 줄여나가는 등 경이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독일의 보촐트공장은 높은 인건비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을 아예
    폐쇄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외주를 줄 계획이었으나 TOP운동으로 지난
    4년동안 생산비를 반으로 절감하는 개가를 올려 지금은 독일내에서
    최고경쟁력을 가진 공장으로 건재하고 있다.

    독일 로지스틱스상을 수상했으며 동업종의 세계3대공장으로 꼽힌다.

    피에르 회장은 TOP운동이 비용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소극적 경영혁신이
    아님을 강조한다.

    비록 씨멘스가 리엔지니어링(사업재구축)의 일환으로 대량감원을
    실시하고 있으나 이는 TOP운동과 별개라는게 피에르 회장의 설명이다.

    예를들어 독일 뮌헨과 드레스텐의 반도체공장이 지난해 3,000여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한 것도 TOP운동의 결실이라는 것.

    TOP운동이 단순히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취지의 경영혁신운동이 아님을
    강조하기위해 피에르 회장은 종업원들에게 "궁극적인 목적은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 신규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각 분야에서 고지를 선점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씨멘스의 발터 쿠너스 수석부사장은 "최근 몇햇동안 각 단위사업장에서
    얼마만큼의 비용절감노력을 기울여 왔느냐 보다 차세대 신제품을 얼마나
    빨리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나가느냐에 모든 경영진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자동수송시스템사업부의 경우 전체제품의 90%가 최근 2년 사이에
    개발된 제품들인데 이는 TOP운동의 결실로 본다는게 쿠너스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미 씨멘스가 앞으로 3년동안 특허권 취득건수를 배로늘린다는
    TOP운동의 세부목표에 들어가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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