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소설과 무협물의 귀재로 불리는 야설록씨 (36.본명 최재봉)가
이번에는 PC통신 천리안에 국내 최초의 "통신드라마"를 연재한다.

10월부터 선보일 이 작품은 톱메뉴에 소설과 장면사진을 동시에
띄우는 형식.

수백장의 사진을 속도감있게 배치해 동화상과 같은 효과를 연출함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는 것이 야씨의 설명이다.

배우는 공모를 통해 선발하고 연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이들을
주인공으로 영화도 기획, 빠르면 97년봄께 촬영에 들어간다는 계획.

"제목은 아직 미정이지만 영화 "대부"를 연상시키는 암청색톤의 힘있는
스토리로 구성할 생각입니다"

그는 또 지난달부터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3대 PC통신에 5.18광주를
무대로 한 환상무협소설 "몽유"를 동시 연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주소재가 "칼"이었다면 "몽유"에는 "총"이 등장하고 주제도
개인에서 사회적인 문제로 증폭된다.

"언젠가 한번은 해야할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마음의 빚"을
갚는다고 할까요.

역사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지만 작가로서 현대사의 중심에
접근해보고 싶었습니다"

"몽유"의 통신주소는 "go seho".

그는 3곳의 연재료로 월 600만원을 받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그의 명성은 대단하다.

지난해 스포츠지 연재도중 선인세 1억원을 받아 화제가 됐던 영상소설
"대란" (전 7권 계몽사 간)은 현재까지 50만부이상 팔렸다.

또 "대란"의 후속으로 연재중인 소설 "불꽃처럼 나비처럼"도 인기
상한선을 달리고 있다.

이 작품은 구한말 명성황후를 사랑한 백정출신 무관의 아프고도 시린
얘기가 기둥줄거리.

"개화파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는 많아도 민비나 대원군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드물어요.

친일사관의 영향으로 이들이 격하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이젠 이들의 복권도 진지하게 논의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작품도 연재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께 영화로 만들 계획이라고.

야씨는 82년 "강호야우백팔뇌"로 데뷔한 이래 14년간 무협소설 28종
160여권, 만화스토리 120종 1,500여권을 써낸 "괴력의 작가"로 통한다.

"무협소설을 처음 쓴 건 고등학교 1학년때였어요.

"철혈검"이라는 걸 써서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재미있다고 난리였죠.

그렇지만 이 작품은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협소설에 본격적으로 손댄 것은 대학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을
그만두고 취직하기 위해 기다리던 기간.

3개월정도 공백기가 생겨 시작했다.

그는 사업가로도 성공, 현재 (주)야설록커뮤니케이션과 도서출판뫼,
야설록프로 등 3개 업체로 구성된 "야설록사단"을 이끌고 있다.

사단의 멤버는 만화 그림 작가 영상 관리팀 등 120명.

스토리작가 등 외곽팀을 포함하면 300명이 넘는다.

연 매출은 약 70억원.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일이라면 뭐든 열심히 하려고 하죠.

읽는 것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느낄수 있는 공감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그는 최근 출판.영상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야설록아카데미의 설립작업에
착수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에 비길수 있는
10만평 규모의 종합레저문화타운을 건설하는게 꿈이다.

86년 결혼.

부인 박명옥씨(36)와의 사이에 아들 셋을 두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