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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인터뷰] '위기경제 해법' 한승수 <부총리>에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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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고끝에 내놓은 ''9.3 경제종합대책''에 대한 평가가 그리 신통치 않다.

    위기라고 스스로 인정했으면서도 대책은 뜨뜨미지근 했다는 평이 중론이다.

    단기 부양책을 쓸 경우 부작용이 따를 것이라는데 공감하면서도 이래가지고
    되겠느냐는게 경제계의 지적이다.

    ''정책''으로는 어려우니 모두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한승수 부총리를 만나
    보았다.

    워낙 목소리가 작은 그였지만 일단 발표한 시책들은 한점 착오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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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 = 정만호 경제부장 ]]]

    -당면한 경제난국을 돌파할 만한 뚜렷한 대책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3일 발표된 경제대책을 보니 뭔가 섭섭하고 허전하더군요.

    "경기순환론상 하강국면에 있는데다 반도체가격 급락이라는 해외요인까지
    겹쳐 있어 정부가 취할 마땅한 단기적인 정책수단도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사정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도 특소세나 법인세 인하 등 손에 잡히는 대안들을 기대했었는데.

    "대부분의 가전제품 보급률이 1백%를 이미 넘어서 신규 수요는 별로 없도
    고급화.대형화쪽으로의 대체수요만 있을 뿐이에요.

    세수 감소 등을 포함한 다른 문제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고...

    또 우리나라 법인세율은 국제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세금에서 안되다면 다른 쪽에서라도 대책이라도 나와야 되지 않을까요.

    "기업입장에서 당장 힘든 만큼 경기부양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긴축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아요.

    문제는 이같은 두가지 방향이 상당한 부작용을 갖고 온다는 점입니다.

    결국 중간 길로 갈수 밖에 없지요.

    저번에 이를 파인튜닝(정책의 미조정)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를 감안한
    것이지요"

    -정부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지 오래됐습니다.

    이번 대책도 결국 유마무야 되거나 강도높은 다른 후속대책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도 들립니다.

    "취임이후 줄곳 강조해온 것이 정책의 일관성 유지입니다.

    9.3대책에서 발표된 17개 현안을 대상으로 매월 진행정도를 철저히
    점검하겠습니다.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얻지 못하는 정책은 사상누각애 불과하지 않을까요"

    -이번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귀"를 크게 열고 의견을 수렴했다면서요.

    "시장 공장 국책사업 건설현장을 다니면서 눈으로 본뒤 경제단체장
    시민단체대표 등 각계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젊은 학자들도 퇴근후 집으로 불러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두고 아이디어도
    구했습니다"

    -2급이상 공무원의 임금동결 결정 소식을 듣고 정말 정책수단이 없구나
    실감했습니다.

    "사모님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웃음)

    마음같아서는 모든 공무원이 동결한뒤 대기업 과장급 이상까지도 동참을
    호소하고 싶었는데..."

    -내년 물가도 5%이상 오를 전망인데 근로자에 대한 한자리수 임금안정
    정책이 제대로 실천될수 있을까 적잖이 우려됩니다.

    "1인당 GNP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대만 싱가폴보다도 국내 절대임금수준이
    더 높아요.

    (다소곳했던 목소리가 이 대목에서 커졌다)

    최근 수년간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심각합니다"

    -노동계에서는 최근 인건비 비중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불황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전가한다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과거 경쟁국보다 임금수준이 낮을 때에는 15%이상의 고율인상도 감당할만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부가가치에서 인건비 비중이 낮아지는 원인도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리고
    자동화시설 추가 도입으로 통해 인력소요를 줄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임금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미온적이지 않았습니까.

    "길게 보아 이같은 고임금추세가 지속될 경우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할수
    밖에 없어요.

    (얼굴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때 가서 대책을 세워보아야 너무 늦습니다.

    근로자들이 이정도 수준에서 임금인상 욕구를 자제하는 현명함을 가져할
    할 때입니다

    (지긋히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임금안정의 당위성에 대해서야 너 나가 있겠습니까.

    정부의 추상적인 임금안정 분위기 유도로 해결되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외국과 같이 경기가 나쁠때에는 기업측이 인력을 줄이는등 노동시장이
    유연성이 갖고 있다면 임금문제의 중요성이 다소 줄어들수 있지만 우리
    현실이 그렇습니까.

    노개위에서 작업중인만큼 그 결과를 지켜봅시다"

    -임금인상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노동생산성 범위이내에서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일부터 재경원 1급이상 간부들이 지방을 돌며 경제정책 설명회를
    갖는 것도 이같은 목적 때문이겠지요.

    "물론입니다.

    정부의 정책선택권이 별반 없는 실정에서 허리띠 졸라매기를 위한 국민적
    협조를 받기 위해서는 언론과 기업인및 사회지도층 인사 등의 역할이 정말
    중요합니다"

    -행정규제 문제로 이야기를 돌려보지요.

    규제를 특히 완화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21세기는 정보화시대입니다.

    현재의 고비용문제도 전산화의 진전으로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어요.

    미래산업에서는 우리나라도 일등을 할수 있습니다.

    정보통신산업 등 미래를 이끌어갈 기업에 대해 획기적으로 규제를 풀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 입니다.

    공장용지및 자금등에서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돕겠습니다"

    -구체적인 원칙을 들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원점에서 일단 재검토할 방침입니다.

    규제방식을 사전규제에서 사후규제로 바꾸기로한 만큼 상당부분은
    폐지되지 않을까요"

    -현장에서 느낄수 있게 규제완화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하부기관으로 이양된후 업무처리가 지연된
    경우에는 이양자체를 취소하는 강경책도 구사할 것입니다.

    선진국에 대한 벤치마킹도 당연히 뒤따라야겠지요.

    인가 허가 신고 특허등 주요 규제사무에 있어 공무원의 자의적인 법적용을
    없애는 등 중점을 두겠습니다"

    -당초 내년부터 이자및 배당소득 세율을 인하한다고 하고나서 이번
    세법개정에서 낮추지 않기로 결정, 뒷말이 많습니다.

    "금융종합과세 재도 도입당시 97년에 금융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을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세율인하시 재정운여에 애로가 있는데다 새로운 세금우대 저축상품이
    도입된 점을 감안, 이같이 결정된 것을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정책방향 예고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종합과세기준(4천만원)이 너무 높다는 의견도 계속 되는가 하면 일부
    정치인들은 종합과세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상반된 이야기가 대립되는 것이지요.

    "정부에서는 종합과세연기 등에 대해 전혀 검토한 적이 없습니다.

    개인의 주장일뿐 당의 입장과도 무관하다고 관계자로부터 들었지요.

    종합과세 시행 첫해인 96년도 소득을 신고하는 97년이후에 시행성과를
    보아가며 원천징수세율및 종합과세 기준금액의 조정문제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올 소비자 물가 억제목표 4.5%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과욕을 한 것 아닙니까.

    "지난달까지 4.4% 상승, 올해 목표선(4.5%)에 바짝 다가선 소비자물가를
    부작용없이 잡을 만한 묘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미 발표한대로 농산물 공산품 공공요금 서비스요금 등 부분별
    물가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세제우대저축신상품 기업의 접대비 한도축소 등을 통한 소비절약분위기
    확산에도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반드시 잡곗다고 선언을 해버렸기 때문에 4.5%를 넘기면 정치적인
    부담도 클텐데요.

    "취임이후 서민생활및 임금 금리안정을 위해 물가안정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지요.

    정부의 물가관리에 적극 협조하는 지자체에게는 예산상의 지원폭을
    넓히는 메리트시스템까지도 도입할 것도 검토중입니다.

    모든 부처가 똘똘 뭉쳐 올 연말 물가를 4.5%에서 잡겠습니다"

    -기업활력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는 점에 재계 일각에서는
    불만을 표시한던데요.

    "경기하강국면에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쓴다고 얼마나 도움이
    되겠습니까.

    오히려 물가상승 압력만 가중시키지 않을까요.

    경제체질도 물론 약화되지요.

    이보다는 기업들이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는 금리 물류비 공장용지부담을
    줄여주는데 촛점을 맞추겠습니다.

    경제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규제개혁작업이 뒤따를 것입니다.

    두고 보시지요"

    -일부에서는 정부의 대기업정책이 경제불화국면을 맞아 느슨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의지는 소액주주의 권익강화 규정
    등을 담은 증권거래법 개정안 등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기업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강화될 것입니다.

    공정거래법 개정에 있어 경제계 등의 의견을 반영할 뿐입니다.

    이를 재벌정책에 대한 완화로 보는 시각은 성급하지 않을까요"

    -당정간의 예산안 조정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정부가 근검절약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해놓고 나서 내년도 예산증가율을
    14% 수준으로 한다는 방침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아닙니까.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을 늦출수 없음은 누구도 인정할 것입니다.

    교육개혁과 농어촌구조 개선사업을 위한 투자도 이미 결정된 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정으로 재정규모의 확충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일반행정비 증가를 5%선에서 막는 등 정부생산성 제고를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지난 8월말까지 하기로 했던 공기업민영화에 대하 청와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조만간 민영화과 관련된 정부지침이 결정될 것입니다.

    정부지분의 매각은 공공성보다는 기업성이 강한 공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경재력 집중이라든지 증시에 대한 충격, 이해관계자문제 등도 당연히
    고려대상이 되지요.

    완전히 민영화되기 이전이라도 지속적인 제도개선으로 경영의 자율성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여러 사정으로 공기업 민영화에 늦어지면 어떻게 합니까.

    "일부 공기업의 경우 독점권을 해제하는 등 민간기업과 경쟁할수 있는
    여건을 조성, 효율성을 높인뒤 민영화하는 방암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달안에 OECD 가입한 뒤에도 시장을 추가개방하는 사태를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OECD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금융시장 개방압력을 피할수 없는 현실입니다.

    세계경제질서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우리 여건에 맞는 속도와 방법으로
    단계적인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까요.

    세심한 보완대책을 통해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취임이후 아직까지 재경원내부에서 별 인사이동이 없었는데 인사원칙이
    무엇입니까.

    "상공부장관시절과 변한 것이 없습니다.

    신상필벌이 그것입니다.

    친소관계에 따른 인사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을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앞으로 민간기업과 같은 "인사파괴"를 기대할수도 있을까요.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국회 예산심의 세법개정 등 워낙 중요한 일이 많아 당분간 대규모
    인사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경제부터 살리는게 중요해요.

    집안일은 나중에 볼수 밖에 없습니다"


    <정리=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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