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평] '라이프 인 레드'..변혁기 러시아 사회 이면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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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룽겔감독의 "라이프 인 레드"는 변혁기의 러시아사회를 초현실주의
기법으로 그려낸 영화다.
감독은 공산체제 붕괴후의 러시아를 다룬 "택시 블루스"(90년 데뷔작)로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인물.
프랑스와 합작한 이 작품에서도 그의 카메라는 여전히 불행한 조국의
이면을 비춘다.
배우보다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가주의영화.
얼핏 보면 갱스터 무비같지만 블랙유머와 러브스토리, 중첩된 이미지와
색감의 대비가 절묘하게 조화된 수작이다.
프랑스작곡가 필립(팽상 페레)은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모스크바에
체류하던중 러시아 금발미녀 옥산나(타냐 메체르키나)를 만나 황홀한
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그가 깨어난 곳은 마피아 소굴.
탈출에 실패한 그는 대부 파파(아르만 지기르 카니안)의 요구대로 거물급
투자자행세를 하며 사기극에 동참한다.
파파는 "사업"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여성단원인
옥산나에게는 친아버지보다 더한 애정을 보인다.
국가권력의 틈새에서 부를 축적하는 그는 예측불가능한 자신의 삶과
"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러면서 조직의 규율에는 누구보다 엄격하다.
하지만 그 법칙은 구시대에나 맞는 것.
그의 이중성은 러시아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기극이 들통나자 필립의 희생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하고,
옥산나는 필립을 도와 이스탄불로 탈출한다.
이들을 쫓아 파리까지 달려간 파파는 결국 부하의 총에 맞는다.
그러나 한 방의 총성으로 "러시아의 운명"이 달라질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총구 앞으로 다가서는 파파.
이 대목은 환상과 현실을 교차편집한 감독의 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총을 쏜 부하조차도 이미 죽었던 인물.
등에 달린 날개옷이 증거다.
이같은 기법이 붉은 색조와 블루톤의 대비에 힘입어 작품의 시각적인
효과를 배가시킨다.
(7일 명보 롯데월드 3, 4관 티파니 신촌그랜드 개봉)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
기법으로 그려낸 영화다.
감독은 공산체제 붕괴후의 러시아를 다룬 "택시 블루스"(90년 데뷔작)로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인물.
프랑스와 합작한 이 작품에서도 그의 카메라는 여전히 불행한 조국의
이면을 비춘다.
배우보다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가주의영화.
얼핏 보면 갱스터 무비같지만 블랙유머와 러브스토리, 중첩된 이미지와
색감의 대비가 절묘하게 조화된 수작이다.
프랑스작곡가 필립(팽상 페레)은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모스크바에
체류하던중 러시아 금발미녀 옥산나(타냐 메체르키나)를 만나 황홀한
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그가 깨어난 곳은 마피아 소굴.
탈출에 실패한 그는 대부 파파(아르만 지기르 카니안)의 요구대로 거물급
투자자행세를 하며 사기극에 동참한다.
파파는 "사업"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여성단원인
옥산나에게는 친아버지보다 더한 애정을 보인다.
국가권력의 틈새에서 부를 축적하는 그는 예측불가능한 자신의 삶과
"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방황한다.
그러면서 조직의 규율에는 누구보다 엄격하다.
하지만 그 법칙은 구시대에나 맞는 것.
그의 이중성은 러시아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기극이 들통나자 필립의 희생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하고,
옥산나는 필립을 도와 이스탄불로 탈출한다.
이들을 쫓아 파리까지 달려간 파파는 결국 부하의 총에 맞는다.
그러나 한 방의 총성으로 "러시아의 운명"이 달라질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총구 앞으로 다가서는 파파.
이 대목은 환상과 현실을 교차편집한 감독의 의도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총을 쏜 부하조차도 이미 죽었던 인물.
등에 달린 날개옷이 증거다.
이같은 기법이 붉은 색조와 블루톤의 대비에 힘입어 작품의 시각적인
효과를 배가시킨다.
(7일 명보 롯데월드 3, 4관 티파니 신촌그랜드 개봉)
< 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