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아비뇽 축제는 연극이 중심이고 오스트리아의 찰스부르그
축제는 항상 모차르트 음악이 주제다.

그런가하면 스위스 바젤의 "봄의 축제"는 엉뚱하게도 부활제가 변형된
축제다.

또 브라질 상파울로의 삼바축제는 일종의 무속적 카니발이다.

세계의 유명한 축제는 본래 종교적 제의를 기초로하는 세시행사로서의
의미가 짙었으나 축제가 관광상품화 되어가기 시작하면서 점점더 이벤트의
비중이 높아져 가고 있는 추세다.

축제란 본래 비의도적인 것이지만 이벤트가 강조되어 의도적인 것이
되고 만 셈이다.

"이벤트관광"이란 것이 대부분 축제와 연결되고 있는 현상이 그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인 "10월 축제"에는 매년 평균 600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통계를 보면 지난 93년 이 축제로 벌어들인 돈은 약 100억마르크
(한화 5조원)나 된다.

영국의 글래스고우가 침체된 산업도시에서 "유럽의 문화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은 가든 페스티벌, 미술관 박물관의 특별 전시회 등
각종 문화예술 이벤트와 관광을 연결시킨 이벤트 관광 전략 덕분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에딘 버러시도 이벤트 축제전략으로 연 1,2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또 한국인 이참평을 도조로 내세우고 있는 일본 도자기 아리타
(유전)의 본향 사가 현 아리타마을에서 매년 5월1~5일 열리는 도자기
축제도 이벤트 관광의 유명한 성공 사례중의 하나다.

이밖에도 캐나다 퀘벡의 "겨울축제", 일본 삿포로의 "눈 축제",
마카오의 "파티마축제", 프랑스 피레네지방 트리수즈베르 마을의
"돼지축제" 등은 관광상품화되어 기대이상의 돈을 벌어들이는 이벤트
축제로 자리 잡았다.

모두 "돈만 들이는 축제가 아니라, "돈을 벌어들이는" 축제로 탈바꿈한
사례들이다.

"이천 도자기 축제"가 오는 6일부터 22일가지 17일동안 경기도 이천의
특별 행사장과 120여개의 요가 흩어져 있는 도예촌 일원에서 펼쳐진다.

"흙과 불과 인간의 조화"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중의 하나인 전통도자기 이벤트를 중심으로 민속축제가
어우러지는 큰 잔치다.

지금 전국적으로 열리는 지역축제는 35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문화관광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보이는 축 는 이천 도자기 축제
금산인삼제 춘천인형극제 등 몇몇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2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던 저력을 지닌 이천 도자기
축제가 올해는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관주도행사에서 벗어나 국제적
문화관광축제으로 자리를 굳히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