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업계에서 외환은행 인맥이 "득세"하고 있다.

30개 종금사중 대표이사및 사장만 5명이다.

현대종금 정인규 대표이사회장, 중앙종금 김연조사장, 나라종금 차승철
신임사장, 한외종금 김진범사장, 삼양종금 김백준사장이 그들이다.

업계의 이익을 대표하는 종합금융협회의 주병국회장도 외환은행장 출신이고
지난해 9월부터 올 5월까지 아세아종금 대표이사전무를 맡기도 했던 민병태
현 아세아종금부사장도 역시 외환은행 자금부장 출신이다.

임원들은 수두룩하다.

종금업계 지도부를 거의 외환은행사람들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외한은행 OB"(Old Boy의 약자로 퇴직자를 지칭)의 중심세력은 역시
주병국 종합금융협회장이다.

그는 투자금융사의 종금사전환에 따라 오는 9월 투금협회와 현종금협회가
통합해 출범하게 될 새종합금융협회장에 내정됐다.

대부분의 외환은행출신 종금사사장들이 주회장의 행장시절 임원이나
부장으로재직했다.

특히 한외종금의 김진범사장은 주회장의 비서실장까지 지냈다.

여기다 투금사에서 종금사로 전환한 회사중에도 외환은행사람들이 즐비해
주회장의 발언권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전무급에도 외한은행사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중앙종금 안종원전무 신한종금 정동일전무도 "외환은행맨"들이다.

외환은행 지점장출신인 삼양종금 김국주부사장은 지난 3일 전무에서
승진했다.

외환은행사람들이 종금업계를 텃밭으로 삼는 이유는 종금업계의 주업무인
국제금융업무가 외환은행사람들의 주특기라는데 있다.

과거 외화유출입이 통제되고국제업무가 걸음마단계일때 국제업무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외환은행은 이덕에 국제금융통을 대거 배출했다.

이때 한창 실무자로 일했던 이들이 지금사장 또는 임원등 경영진으로서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