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63개도시 5,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96년 1분기동안 도시
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210만1,700원의 소득을
올려 이 가운데 67%에 이르는 141만2,100원을 썼다고 한다.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데다 국제수지마저 악화되고, 실질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과소비성향이 날로 높아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현상이 우리사회전반에 걸쳐 사치향락풍조와 각 가구의 과소비
지출이 맞물려 있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우리의 국민저축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얼마전 신문에
보도된 바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고급승용차 골프용구 대형컬러TV 위스키 화장품 등
사치성 고가소비재수입이 급증함으로써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부산항을 통해 수입된 볼링공과 스키 탁구라켓 등
6가지 대중스포츠용품은 47만3,758개 57만달러를 웃돌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물량기준 2.16배, 금액기준 2.62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산 가격이 국산품보다 절반가량 싼 데다 일부품목은
외제품 선호의식이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외국산 수입이 급증하면서 국내산은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잃어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당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경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 생산성저하 고임금 고금리 국제경쟁력저하 행정규제 등 정부와 기업의
탓도 있다고 볼수 있지만 국민의 전반적인 과소비 낭비풍조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 못할 것이다.

국민소득 1만달러라고 하지만 소비는 수만달러수준이지 않는가 반성해 볼
일이다.

이제 우리는 과소비 풍조를 삼가고 고급사치품 수입을 억제하는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하며, 노사화합을 통한 경제회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때라는 점을 강조해 본다.

이동민 < 경기 성남 분당구 야탑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