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은 27일 낮 이회창 최형우 이한동 박찬종
고문 등 당 상임고문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같이한 자리에서 "당면한
경제문제 해결과 당의 단합에 고문들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상임고문단 임명이후 처음 열린 이번 오찬회동에서 김대통령은
주로 경제문제 언급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고 김철대변인은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정부나 국민이 모두 걱정하고 있는 것은 경제문제"라면서
"경제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번의 "독불장군" 경고와 관련한 모종의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자리에서 김대통령이 경제문제를 주로 언급하며 고문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은 경제문제의 심각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만큼 "알아서 입조심하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정부가 경제난 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권주자들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문제 해결에 대한
대통령의 집중력이 떨어질뿐 아니라 당도 통제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대권논의 금지지시에 대해 나름대로 불만을 가지고 있을 "갈길이
바쁜" 대권주자들에게 한차례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상태에서 다시
주의나 경고성 발언을 함으로써 "반발심"을 키우기 보다 간접적인 방법의
설득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경제규모 때문에 모든 나라로부터
심각한 견제를 받고 있다"고 전제한뒤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전자.
반도체의 가격하락이 수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반도체는 현재 기술개발 노력이 활발하기 때문에
내년쯤에는 회복되지 않겠느냐"면서 "무역적자 등의 문제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다소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정부는 결코 경제문제를 안이하게 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전두환 노태우 두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일부 기업인들에 대한 실형선고 등 중형선고와 관련, "기업인들이 어느정도
영향을 받았는지 알수는 없지만 외국에 나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북한정세와 한총련사태에 관해서도 언급을 했다.

김대통령은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는 북한의 내부기강이 제대로 서있었는데
김일성 사후에는 서로 자기가 제일이라고 외치는 집단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북한 문제는 절대로 감성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면서
"북한의 변수는 곧 우리의 변수"라고 강조했다.

한총련 사태와 관련, 김대통령은 "조직이 결성된지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왜 이렇게까지 방치했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말하고 "그 배후를 끝까지
추적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