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쌍용할부금융 사장>

근래에 이르러 우리 기업들도 기업문화에 관한 인식이 부쩍 커졌고
이제 웬만한 기업이면 모두 그 나름대로의 기업문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는 기업문화운동에 흔히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를 두고
기업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나 기업문화는 쉽게 바꿀수 있는 것인가.

문화란 어떻게 정의하든 지극히 지속성을 갖는 것이어서 짧은 시일내에
변화시키기에는 대단히 어렵다.

이것은 한 국가의 문화든, 한 기업의 문화든 그 속성은 같다.

그래서 문화를 쉽게 바꾸려 하지 말고 이미 존재하고 있는 기존
문화의 바탕 위에서 습관과 행동을 비꾸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100년전에 일본의 개혁 지도자들은 이 방법을 썼기 때문에 서구화에
성공을 했는데, 인도나 중국의 지도자들은 문화자체를 바꾸려 하다가
큰 좌절과 혼란을 겪었다.

기업에 있어서도 그 사정은 비슷하다.

자기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결과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정하고, 그 결과를 최단시일 내에 가져올 수 있게 습관과 행동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습관이나 행동의 변화는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가치와
기업문화의 기초위에서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그래서 미국의 피터 드러커 교수는 한 기고에서 "기업문화를 바꾸지
말라, 습관과 행동을 변화시켜라"고 충고한 바 있다.

요즘 기업혁신 기업문화운동이 모든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기왕의 부과 제도에서는 조직의 팽창을 억제하는 장점도 있는데
팀제로 바꿈으로써 한 팀에 부.과장급 간부의 숫자가 필요이상으로
늘어난다든지, 리엔지니어링은 기업의 근본을 개조하는 것인데 근본은
그냥 두고 가시적인 데만 손을 댄다든지, 기업문화운동에 지나친 이벤트성
캠페인을 도입하는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우리의 기업문화 운동도 기존의 장점을 잘 살려가면서 우리에게
적합한 기업혁신운동이 되어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