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체들은 올상반기중 외화부채에 대한 대규모 외화환산손실과 이자지급
부담에 시달려야 했다.

12월결산 7개 철강회사중 한국철강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형이 늘어났다.

그러나 반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포철과 동국제강 등 2개사 뿐이었다.

특히 한보철강은 반기매출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배로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업체별로 보면 포철은 외형이 2.9% 늘어나고 순이익도 16.4%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수요업종인 자동차 조선 등의 경기가 아직은 괜찮은 편이어서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이 소폭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8월말로 스테인레스설비 증설이 완료되는데 따른 신제품판매와
더불어 상반기수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간으로는 작년보다 2,000억원가량 늘어난 8조4천억원수준의 매출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전망이다.

다만 당기순이익에 대해선 포철관계자는 지난해보다 1,100억원정도 줄어든
6,500억원선을 내다봤다.

특히 대형 업체들이 거액의 외화환산손실을 입은 것과는 달리 포철은
외화환산손실이 작년 상반기보다 600억원가량 줄어들었고 금융비용부담률도
낮아졌다.

금융비용부담률은 이자지급등의 금융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동국제강은 이자부담과 외화환산손실이 늘어나긴 했지만 7.7%의 매출증가에
힘입은 매출총이익이 큰폭(46.9%)으로 늘어났다.

반기순이익도 16.7% 증가했다.

한보철강의 경우 9억300만달러 규모의 외화부채에 대한 외화환산손실이
257억원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241억원이나 늘어났다.

또 상반기중 차입규모가 1조3,287억원 순증하는 등 이자지급부담이 늘어나
금융비용부담률이 작년 상반기의 12.8%에서 22.1%로 뜀박질했다.

이들 요인에 의해 이회사의 매출액은 96.6%나 증가했음에도 경상이익과
반기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됐다.

또 한국철강은 매출액이 줄어든데다 작년 상반기엔 전무했던 외화환산손실
51억원이 새로 발생해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이밖에 인천제철과 동부제강 연합철강도 외형은 늘어났으나 매출총이익이
줄어든데다 외화환산손실이 늘어나 반기순이익이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하반기 전망과 관련, LG증권 기업분석팀의 윤치영과장은 "판재류 업체인
포철이 수출단가 하락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고 여타 조강생산업체들도
건설경기부진에 따라 영업여건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