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와 환율은 계속 상승하고 종합주가지수는 800선이 붕괴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금융정책이 뚜렷한 방향을 못잡고 표류하고 있다.

재정경제원과 한은은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자 통화를 탄력적으로 공급
하겠다는 원칙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한승수경제팀이 물가안정에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천명해 금리를 잡기 위한 통화확대공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통화당국은 최근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를 자극하자 달러를 팔고
통화를 거두어들이다 시중금리가 폭등양상을 보이자 RP(환매채) 방식으로
통화를 일시적으로 다시 공급하기도 하는등 뚜렷한 방향을 못잡고 있다.

또 금리안정을 위해 월별 회사채발행물량을 인위적으로 제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단기자금에 몰려 회사채수익률은 연 12.5% 수준인데도 기업어음
금리등이 연 16.5%대까지 오르는등 자금흐름마저 왜곡되고 있다.

경상수지적자로 환율상승압력이 높아진데다 환투기까지 가세해 환율은
이미 1달러당 8백18원대에 올라서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정책수단을 못찾고
있다.

여기에다 통화공급을 놓고 재경원은 "최대한"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행은 "적정선"을 계속 고집, 통화당국간의 이견까지 빚어지고 있다.

재정경제원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통화신용정책에서 통화를 탄력적으로
공급한다는 원칙외에는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최근 물가는 농산물이나 서비스요금상승에 주요인이 있기 때문에 금리안정
을 위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공급해도 당장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자금시장에서는 3년짜리 회사채수익률은 내달 발행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업어음과 금리격차가 심해 연 12.56%로 전일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하루짜리 콜금리는 은행지준사정이 다소 여유를보여 연 15.5%로 전일보다
0.5%포인트 하락하는등 단기금리는 안정세를 보였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