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세계경제참여''를 주제로 한 제6회 북한경제국제학술회의가 20일
호텔롯데 사파이어 볼룸에서 개최됐다.

한국경제신문사 북한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공통주최한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북한의 개방노력과 실상및 한국기업의 역할등에 관한 4개
주제별 발표및 종합토론이 있었다.

오전 회의에서는 ''북한경제개방의 필요조건과 지원자원'' ''북한의 기업과
산업화전략''이 논의됐고 오후에는 ''북한의 세계경제 참여방안'' ''북한경제의
세계화와 한국기업의 역할''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된 ''북한경제의 세계화와 한국기업의 역할''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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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플레이크 < 미 한국경제연 연구실장 >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과 북한 이라는 두 단어는 함께 사용된 적이 거의
없다.

세계화를 추진해여 세계일류국가가 되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세계화비전과
는 완전히 달리 북한은 오랜동안 주체사상을 국가이념으로 고수해 왔다.

그 경제적 의미는 자립이며 따라서 북한은 아직 글로벌리제이션에 역행하는
고립상태에 머물러 있다.

사회주의 경제권의 붕괴로 고립된 북한이 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참여하고 인도적 차원의 국제원조를 요구하고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의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식으로 북한 자신은 바뀌지 않고
북한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만을 세계시장과 국제관계를 통해 얻겠다는
소극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변화된 국제경제질서를 수용하고 남북한간의 경제교루를 증진
하고 그들의 산업재건에 한국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미래지향적 방식으로 전화하는 북한경제의 세계화를 남북한 모두가 생각해야
할 때이다.

북한과 세계경제 관계는 북한의 공식통계가 없고 있어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역상대국의 통계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역추적해 볼 수 밖에
없다.

북한은 1987년이후 채무불이행 국가가 되어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권 몰락 이후 1980년부터 무역은 줄고 수입에 의존하던
에너지는 고갈상태에 있다.

기술원조도 없는 상태에서 공장가동은 중단되고 농업생산에 주력하면서
세계 4위의 막강한 군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주민의 대부분은 식량난과
기근위협을 받고 있다.

1988년에 52억달러까지 올라갔던 교역규모는 현재 23억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추계됐다.

이 수치는 한국무역진흥공사의 통계에 따른 것이며 3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남북한간 반출반입 교역액 3억달러도 포함하고 있다.

교역비중이 북한 GNP 대비 15퍼센트에 해당하며 이는 남한의 50%보다
매우 적은 수치이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5.9억및 5.5억달라로 주교역대상국이며 북한은 유류와
곡물 그리고 군사장비를 주로 수입하고 있다.

현재 수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수입에 필요한 외화를 얻는
수단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남한은 북한에게는 세번째로 큰 교역대상국이며 임가공무역을 통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북한에게 외화현금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나라다.

통관기준으로 볼때 1995년에는 북한의 반입이 6,443만달러임에 비해 남한에
대한 반출은 2억2,285만달러여서 대남한 흑자를 누리고 있다.

이 모든 교역은 제3국의 회사나 배를 이용하는 간접교역이며 남북한간
직교역은 5%에 불과하다.

허용기준으로 볼때 임가공무역은 봉제중심으로 대기업그룹계열의 종합상사
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1992년의 93만달러에서 1995년에는 4,723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1984년 합영법이 마련되고 1991년에 나진선봉 자유무역지역을 설치한 후
북한은 외국기업의 투자 유치를 촉구해 왔으나 현재까지 3,600만달러 규모의
한국기업투자가 허용된 것으로 본인은 계산하고 있다.

북한경제에 관해서 뿐만아나리 남북한간 교류는 믿을만한 정보가 부족해
공장의 설립허가나 가동과 관련해 소문만 무성하며 그 내용도 서로 다르다.

북한은 나진선봉지역에 3억5,000만달러규모로 49개업체가 참여한다고
공표했지만 1996년 6월 현재 실제투자는 3만3,000달러 규모밖에 되지
않는다.

남북한간 경제교류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동시에 살펴 전망해야
한다.

북한경제가 세계경제의 성장줌심지역인 동아시아에 위치해 있고 가장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하는 대기업이 있는 남한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은
지리적인 장점이다.

더구나 남한의 임금상승이 선진국 수준에 육박해 북한의 잘 훈련된 노동력
을 활용하려는 기업의 투자가능성은 높다.

지금까지 북한이 경험한 국제교류는 유럽 미국 일본등 여러나라 기업인과
경제관계자들과의 접촉과 초빙이 있었지만 그들의 반응이 매우 냉담한 반면
남한기업인들의 관심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투자를 유치하고 교역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기심이
경제적 이익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남한의 기업도 정부가 불안하고 장래가 없는 지역에의 투자는 원하지 않을
것이며 남한의 기업들이 남한정부의 뜻에 반하는 모험을 저지를 이유는
전혀 없다.

정치적 안정 경제개혁, 인프라투자, 에너지확보,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협정이 모두는 북한에서의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며 결국 북한
의 장래에 도움을 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지금 북한이 처한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
인 도움은 남한에서 찾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서 경제적인 엠바고를 제거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적 제재가 없어지면 북한경제
재건을 위한 남한경제의 가치와 남한기업들의 도움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대기업그룹기업들의 북한경제에의 관심은 북한이 세계경제참여를 적극
추진할 때 새로운 사업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지 북한을 원조와
무상공여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스스로 경제적능력을 갖추고 국제사회에 참여하려 할때 만이 남한의
도움이 기다리는 것이다.

한국의 기업들은 남북한경제협력에서 당분간은 임가공무역을 확대하고
직교역체제를 갖추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경제관련 인프라구축투자에 참여
하고 전용투자지역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북한의 준비가 없이 이러한 기회는 오지 않는다.

남한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북한의 세계경제 참여가 전제되어야만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