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한양CC 신코스에서는 보기드문 아마추어골프대회가
열렸다.

남서울 뉴코리아 서울 한성 한양 등 5개CC에서 6명씩, 총 30명의
클럽대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골프대회를 연 것이다.

대회명칭은 "제1회 5개 컨트리클럽 팀선수권대회".

5개 골프장에서 역대 클럽챔피언 등 가장 골프를 잘 친다는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그 목적은 성적이 아니라 "건전한 골프문화 정착"이었다.

무질서하고 무규칙적인 경기로서의 골프가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이
스스로 룰을 준수하면서 심신을 수양하는 건전한 친교스포츠로서 골프의
위상을 정립한다는 취지이다.

한마디로 제대로 된 골프를 쳐보자는 뜻이다.

이번 대회에 나온 30명의 클럽대표 선수들은 특히 경기시간과 매너
룰을 철저히 지킴으로써 다른 아마추어들의 본보기가 되고, 나아가
이 대회를 "국내 제일의 규범경기"로 평가받겠다는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다.

이 대회는 5개 골프장의 경기위원장들이 뜻을 같이함으로써 열리게
됐으며, 97년부터는 연중 두차례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출전선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수있는 면면들이다.

<>남서울CC는 김해룡 국정본 이낙원 이희만 정종길 김상철씨
<>뉴코리아CC는 이병린 김영진 이동한 오기택 한태동 조성민씨
<>서울CC는 김용조 김기수 백정기 이성용 임준모 최경식씨
<>한양CC는 남성우 김정남 이흥우 신국현 이선열 나태완씨
<>한성CC는 서준모 최태열 이헌양 김학성 전성욱 이동희씨 등을
대표선수로 내보냈다.

왕년의 야구감독 가수 권투선수 등 이들의 직업은 다양하지만,
그 기량은 한결같이 클럽챔피언급이었다.

7번째로 티오프한 김기수 오기택 (가수) 정종길 (정스포츠대표)씨조는
특히 눈길을 끌었다.

복싱 전세계미들급챔피언으로 서울CC 클럽챔피언에 5번이나 오른
김기수씨는 어드레스에서 독특한 왜글로 웃음을 자아냈다.

보통 골퍼들이 목표라인 전후로 왜글하는 것과는 달리 김씨는 클럽헤드를
상하로 들었다놓는 식이었는데, 그것을 무려 10여초나 지속했던 것.

클럽대표 선수들이 티샷후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머리를 들었어",
다음이 "빨랐어"였다.

또 티샷하기전에는 "허리가 삐끗해 거리가 안난다" "도대체 거리가
나가야지" 등으로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아마추어 정상급 기량의 이들도 언행만큼은 주말골퍼들과 별반 다를바
없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