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대한 기대들이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곳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실제 기업이익은 증가하지 않는데 성장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면 PER만
올라가고 있다.

경기를 안정화시키려 할때 증시에서 PER가 높으면 장기투자자가 늘어나질
않는다.

그 실례로는 경기와 주가가 함께 바닥을 벗어나던 92년에는 시장 평균PER가
9배 수준이었으나 지난 95년 증시가 다시 리바운드를 시도할 때는 16배의
PER를 기록해 결국 그때의 반전시도는 오늘까지 무위에 그치고 있다.

경기는 후퇴하고 있는데 증시에 PER가 높으면 기업들은 증시에서 자금조달
을 할수가 없고 결국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높아 증자 등 발행시장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는 구조적으로 후퇴하고 있는데 무리한 성장유지 정책을 쓰면 과소비를
자극하고 증시에서 투기적 동기의 단타세력들만 발호하도록 도와주기
십상이다.

따라서 최근에 경기가 깊숙히 후퇴하고 있는 가운데 PER가 17~18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증시가 경기회복을 도울수 있는 입장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다.

단기투자자들이 모여 차익거래만 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시장PER를 낮추려면 금리나 물가가 낮아져야 한다.

그래야 다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다질수 있다.

이것은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고비용 저효율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제 증시는 우리경제에 대한 이러한 본질적 논의를 수용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만일 잠재성장률을 낮춘다면 이마도 통화나 소비나 투자에서 다소 압박을
받을수 있다고도 보인다.

그것이 바로 최근에 성행하던 단기투자의 분위기를 냉각시킬수 있다고
보여지지만 장기주가의 회복을 위해 이런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침 정부는 근로자 증권저축을 새로이 허용하고 신규투신사가 수익증권을
팔고 있다.

지금은 이런 루트를 통해 장기저축성 자금들이 증시로 들어올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어야 한다.

물론 장외의 유휴자금들도 이런 여건이 다져져야 증시로 관심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 아태경제연구소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