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한 향토사학자가 25년동안 인천지역의 역사와 지명 등을
연구하며 향토문화연구소를 이끌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향토사학자 이훈익옹 (81.인천시 서구 연희동 305)은 지난 71년 농협
인천시 지부 간부직에서 물러난후 지금까지 25년동안 인천지역의 역사를
연구해 오고 있다.

이옹은 70년대초부터 10여년동안 인천의 자연마을 400곳을 돌며
마을유래 및 족보, 지명, 전설 등은 물론 각마을에서 구전되고 있는
각종 이야기들을 수집했다.

또 지난 81년에는 인천시 남구 숭의동 인천시 노인연합회건물 3층에
"인천향토문화연구소"를 열고 체계적인 인천지역 향토 연구에 들어갔었다.

그 결과 지난 86년의 "인천충효록"을 비롯 "인천지지" (87년),
"인천향토사담" (90년), "인천지명고" (93년) 등 모두 7권의 향토문화연구
관련서적을 펴냈다.

또 인천시동구화수동 "화도진지"의 원도를 국립도서관에서 발견해내
현재의 화도진을 복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학생들이나 주부들을 상대로 유적지 안내 및 강의를 해오고 있다.

이같은 공로가 인정돼 이옹은 지난 93년 인천교육대상을, 94년엔
서울신문사의 향토문화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으며 현재 인천시사
편찬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 61년 5.16군사혁명때 인천시 농협 서곶출장소장으로 근무하던중
부하직원의 비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옹은 공복으로서 불명예스럽게
중도 하차해 명예도 되찾고 시민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인천의 역사를 연구하게 됐다.

몇년전 1년여에 걸친 작업끝에 조선왕조실록에서 인천관련 부분을
뽑아내 630여쪽 짜리 발췌본을 엮어 냈으며 요즘은 고려사절요 및
삼국유사, 삼국사기 등 고대사서 가운데 역시 인천부분을 발췌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옹은 "발췌작업이 내년3월께 끝나면 바로 한글로 번역하는 작업에
들어가 가능한 빨리 번역본을 낼 생각"이라며 "나이가 많아 예전처럼
일을 할 수 없어 뜻있는 젊은이가 나서 향토문화 연구를 계속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인천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