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상반기 경영실적은 제조약세 금융강세, 민간 약세 공공부문
강세, 대기업 부진 심화, 통신업의 부상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의 34.4%에서 절반수준인 18.1%로 내려앉았고 순이익
은 38.6%의 감소세를 보이는등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경제연구소가 상반기 결산 보고서를 제출한 563개사를 분석한 결과는
특히 제조업은 13.7%의 매출증가와 52.2%의 대폭적인 순익 감소로 지난해의
반타작에 그친 부진상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금융업은 전년대비 884.4%의 기록적인 이익증가를 달성했고 이익
규모도 커 무더기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금융업의 이같은 성장은 국내고금리에 대한 논쟁을 한층 가열시킬 전망이다.

지난해 흑자에서 상반기 적자로 돌아선 회사수는 모두 59사에 달해 지난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 24개사를 수적으로 압도했다.

맑음보다는 흐림이 산업계를 지배했고 전체적으로 지난 93년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의 이같은 부실은 엔화 약세등으로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고 재고의 증가, 내수경기의 부진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경영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 대기업들의 채산성은 크게 낮아져 중소기업이 45.5%의
당기순이익 감소를 기록한데 비해 대기업들은 54.4%의 이익감소를 기록해
경기변화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등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부문들이 심각한 감익을 감수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과 철강은 엔화약세로 전기전자는 반도체 가격의 급락으로 대규모
감익을 당했다.

석유화학은 대중국수출이 줄어들면서 부진을 겪었고 섬유산업은 적자로
돌아섰다.

제지업종은 설비투자 확대의 후유증을 극복해 적자로 전환됐다.

건설업의 불황은 국내주택건설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따라서 전방산업인 비금속광물, 후방산업인 기타제조업 분야를 동반침몰로
가져 갔다.

공공분야인 가스 통신 금융등은 대부분 이익을 많이 냈다.

정부의 경제운용 전반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하는 결과인 셈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우리기업들이 경영환경의 악화를 기술개발등으로 극복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실적의 호전은 하반기에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