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은 선진 경쟁국들에 비해 아직까지 품질보다는 가격에
상당부분의 경쟁력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의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제품이 일본제품에 비해 평균 5.5%정도 싸며
그중 제지나 화학같이 일본제품보다 2~8%더 비싼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쟁이 어려울수 밖에 없다.
수출의 가격경쟁력에 관한 또다른 조사를 보면 원자재값(18%0이나
물류비(7%)에 비해 65%의 원인이 임금이라는 것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87년의 민주화조치 이후 특히 문민정부의 탄생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명실공히 세계에서 인정받는 민주국가가 되었다.
그 시기부터 집중적인 경제성장및 임금상승이 이루어져 근로자들의
자산이 축적됨으로써 중산층이 두터워졌다.
87년부터 94년까지 우리나라의 실질임금상승률은 선진국들에 비해
5배에서 35배나 높다.
일례로 그간의 제조업 실질임금이 일본 9.5% 상승, 미국 0.4% 하락한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96% 상승하였다.
올림픽을 전후해서부터 계속된 두자릿수 임금상승은 초기에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할수 있었으나 제조원가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와 이제는 물가불안은 물론 수출경쟁력 약화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등 모든 분야에서의 개방이
불가피해졌다.
개방경제하에서는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찾지 못한다면 단시간내에
삼류 국가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60년대 초반에 80달러이던 1인당 국민소득이 이제 1만달러를 넘어서게
된 것이 60~70년대의 어려운 시대를 견뎌온 우리근로자들의 노력의 결과라면
앞으로 단시일내에 이를 최소 2~3만달러 수준으로 올려 놓아 통일한국을
지지해 나갈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다져야하는 것이 90년대를 사는 우리들의
책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력 회복의 가장 큰 요소인 임금을 생산성과 맞춰나가
우리경제를 키워야 한다.
기업들도 설비의 자동화, 생산의 합리화를 통하여 경비절감에 노력해야
하며 정부도 망설이지 말고 금리 등 가격요인들을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어
고비용 탈피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