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9일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경제철학과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경제가 위기라고 하는데.

"각종 지표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나웅배부총리가 추진해왔던 정책에다 나의 경제철학을 더해 정책을
펼 것이다.

물가와 국제수지적자가 단기적인 정책대상도 되지만 너무 단기에
몰입하면 21세기 통일경제에 대비한 긴안목에서 경제방향을 상실하기
쉽다.

장단기정책의 균형이 중요하다"


-자원배분을 시장기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특별한 구상이
있는가.

"과거에는 할당제처럼 정부주도로 해왔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정부가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고 시장에
맡겨야 효율화 된다.

시장자율을 제고하는 시책을 더욱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

-경제상황에 대해 정부와 민간경제계사이에 시각차가 있는데.

"경제상황을 과장이나 축소없이 솔직담백하게 알리고 국민들의 협조를
얻어서 신뢰받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게 중요하다.

시장에 나가보면 책상에서 하던 생각과는 굉장한 거리가 있다.

이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과거처럼 경제정책의 중심이 청와대로 옮겨가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내가 청와대의 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석채 경제수석과
호흡을 맞춰서 문제를 풀고 대통령을 보좌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오늘 임명장을 주시면서 "부총리가 경제팀을 잘 장악해서
경제를 운용하라"고 말씀하셨는데 경제부총리로서 지도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이다.

국민이 신뢰할수 있는 경제정책이 각부처에서 일관성있게 나오도록
할 것이다"

-지금까지 잘못됐다고 보는 경제정책이 있다면.

"경제성장과정에서 거시적인 지표를 중시하면서 미시적이고 구조적인
면을 등한히했던 점에 아쉬움이 있다"

-재경원관료에 대한 평가는.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는 우리 경제가 어려웠던 때 경제발전의
산실이었다.

밖에서는 사기가 떨어져 있다고들 한다.

사기를 진작시키고 신바람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나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다.

상공부장관시절 공명정대한 인사에 모두 호응하고 사기도 고양된다는
좋은 경험을 얻었다.

신상필벌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탁인사를 하는게 사기도 올릴
수 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