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기정 < 교보증권 사장 >

1980년대초 "In Search of Excellence" 를 발표했던 토머스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맨 주니어가 미스탠포드대학에서 6년간의 연구끝에 완성한
초우량기업에 관한 책 "Built to Last"는 몇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첫째 연구대상을 미국의 대표적 CEO 700명의 추천을 거쳐 최종
18개 기업으로 축소했는데 이들 기업의 평균나이는 92년이다.

한 시대의 탁월한 리더나 아이디어의 결과가 아닌 오랜 세월을 통해
베스트중의 베스트임을 입증한 엘리트기업을 분석대상으로 삼아 보통의
기업과 확연히 구분되는 초우량기업의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초우량기업과 비교우량기업 (예컨대 은메달기업)을 기업생성
발전 초우량.거대화의 전과정에 걸쳐 비교한 뒤 차별화의 특징을
도출함으로써 초우량기업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나아가 상관관계
이상의 인과관계로의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저자들은 또 초우량기업의 차별화 특징을 요약하였는 바, 이중 상당
부분은 일반적인 직관 또는 관행적 인식을 파괴하고 있다.

저자들의 차별화 특징과 일반적인 직관의 차이를 나타내는 몇가지
예로는 강한 조직의 설계및 육성자-카리스마적 리더 (리더십), 일련의
핵심가치 (이익은 핵심가치의 일부)-이익극대화 (기업존재목표), 실험.
시행착오.기회포착-전략기획 (사업추진스타일), 내부육성-외부영입
(최고경영자 백그라운드), 자기자신과의 끊임없는 경쟁-경쟁자와의 경쟁
(경쟁방식) 등을 들 수 있다.

이 책에서 제기된 내용이 연구대상기업의 기업문화적 배경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과 초우량기업들도 언제나 일반적 정체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도전과 개선의 의지가 없지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21세기에 만개될 자본주의의 외길을 먼저 경험한 이들 초우량
기업의 오랜 생성과 발전과정에서 도출된 차별적 특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