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케이(주)의 박태완이사(41)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정보보호
전문가이다.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정보보호 세미나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강사로
참가하는 그는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박이사는 대학에도출강,지난 한학기 동안에는 상명여대 정보처리학과에서
네트워크 보안을 가르치기도 했다.

물론 정보보호 교육이 그가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다.

아이에스케이의 수석컨설턴트이기도 한 박이사는 현장에서 국내외
정보보호기술을 고객사의 업무환경에 맞춰 통합, 구축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삼성그룹 전산망의 정보보호를 위한 삼성데이타시스템의
시스템보안팀 고문으로 올해초까지 활동한 것을 비롯 조만간 LG-EDS시스템이
수주할 대법원부동산 등기전산화사업의 정보보호계획 수립에도 핵심역할을
했다.

박이사가 정보보호분야에서 이처럼 두드러진 활동을 보일 수 있는 것은
그의 실력덕분이다.

그는 90년대초 세계처음으로 영국 런던대에 개설된 정보보호과정의
첫회 졸업생이다.

정보보호학의 핵심인 암호학의 경우 무기로 분류돼수출규제대상이어서
각국은 정보보호학을 정부요원등 제한된 인력에게만 가르치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선진국의 석사급 정보보호과정을 거쳤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높이 평가받고있다.

박이사의 런던대 진학은 그의 경력과 무관치 않다.

홍콩상하이은행과 내셔널호주은행의 한국지점등 주로 외국계 금융기관의
전산실 창설멤버로 10여년간활동하면서 그는 업종특성상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그가 정보보호전문가로 크겠다는 마음을 먹고 유학을 떠난 것도
이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경영자들은 정보보호의 심각성을 이해 못하는것 같습니다"

박이사는 "외국과는 달리 국내 기업에는 정보보호 전담부서가 있는 곳이
거의없다"며 "전산망의 붕괴로 정보를 잃는것은 인간의 뇌나 신경계통이
고장나는 것과 같다"고 들려줬다.

그는 이때문에 "정보보호를 위한 투자가 생산성향상과 이익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이사는 "정보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붕괴사고 역시 첨단기술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기본을 무시해서 생겼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