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지의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쓰러지는가 하면 이름조차 생소한 벤처기업이
어느날 갑자기 업계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기도 한다.
기업의 사활을 책임지는 경영인의 자질은 그래서 중요하다.
미 경제 주간지 포천은 최근호에서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돼온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표적 여성경영인을 선정,
게재했다.
이들 커리어우먼이 언제 어느순간 낙오될지 모르는 승부의 세계에서
정상에 오르게 된데는 기존의 사고방식이나 상식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운명을
개척해왔다는 점.
보통 여자들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도 기르고 있다.
물론 남자처럼 행동하거나 사고하려고 한 적도 없다.
골프도 안친다.
이들 여성경영인 7명이 성공의 문턱을 넘어서기까지 실천해온 다섯가지
행동수칙을 소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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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사의 린다 마르셀리뉴욕사무소장(53)은 이회사의 국내
금융중개소장 29명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다.
지난 75년 32세의 나이로 브로커계에 첫발을 내디딘 마르셀리는 여성이
발붙이기 힘들다는 월가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뉴욕사무소의 실적을
최상위로 올려놓았다.
그 비결은 당시 흔하지않던 대면접촉을 통한 고객상담.
다른 동료들이 감정의 변화를 살피기 어려운 전화통화로만 고객을 상대할
때 마르셀리소장은 고객 한명씩 얼굴을 맞대고 거래에 나서는 방식을
고수했고 하루 4시간수면으로 버텼다.
더욱이 매주 한번씩은 남편의 토마토도매업을 돕기위해 플로리다에서
뉴욕까지 손수 트럭을 운전하며 배달하는 억척스러움도 보여줬다.
로베르타 윌리엄스(43)는 세계 게임소프트웨어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시에라 온라인(SON)사의 소프트웨어개발 총책임자.
윌리엄스는 19세 되던해에 결혼한 후 25세까지는 평범한 주부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남편이 사다준 컴퓨터로 전자게임을
하다가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처음에 그저 웃어넘기던 남편을 설득, 사업전선에 나선 윌리엄스는
SOL이라는 세계 1위 게임소프트웨어 판매회사를 일궈냈다.
남성들이 독점하다시피한 게임소프트웨어산업에서 성공할수 있었던
비결은 발상의 전환.
월리엄스는 폭력과 액션위주의 프로그램에서 탈피, 동화를 게임의 주요
내용으로 삼아 3차원 입체영상을 도입한 여성위주의 게임소프트웨어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그가 만들어낸 "왕의 탐험"(King"s Quest)시리즈는 무려 700만개나
팔리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