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요한 전숭실대총장(70)이 30여년간 써온 예술과 철학에 관한 글들을
2권의 에세이집에 담아냈다.

그리스 철학과 예술철학을 전공한 원로 철학자가 인간사유의 의미와
정신의 정화에 대한 오랜 탐색을 풀어놓은 2권의 책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한길사간).

"두보가 고래희라고 칭했던 나이를 맞으면서 그 긴 세월동안 과연 무엇을
했던가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신문이나 잡지등에 써왔던 글들을 다시 모아
자연스럽게 책으로 엮게 됐습니다.

젊은이들이 지난 역사 속에서 앞선 세대가 어떻게 고민했는지를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지요"

조전총장은 최근 새로 모은 글들과 86년 출간된 산문집 "철학하는 삶을
위하여"에 실린 것을 예술과 철학에 대한 글로 각각 나눠 편집했다고
소개했다.

"예술에 대한 글에서는 인간의 자유는 예술을 통해 성취된다는 생각을
적어나갔습니다.

과거 숨막히는 군사문화의 암울한 터널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갈까를
고민하면서 "사람은 아름다움의 세계를 통해 자유의 세계에 이른다"는
독일의 대문호 쉴러의 말에 깊이 공감해 왔습니다.

각종 사회비리와 범죄가 날로 심해지는 현재에도 예술은 우리사회를
정화하는 유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에 인륜이 확립되지 못한 까닭을 소홀한 예악교육때문으로
설명한 조전총장은 인간의 성미를 다듬는 예와 그 예를 완성시키는
악교육의 전통을 되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번째권은 앞서 말한대로 지혜에 대한 사랑의 다른 표현인 철학에
관한 것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백성이어야 살 수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요즘의 우리사회를 보면서 과거에 비해 활기가 떨어지고 힘이
빠진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풍요한 생활에 젖어서 그런지 인생을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갖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하고 인생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지요"

93년2월 총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8년동안 숭실대에 재직한 조전총장은
요즘 한궤짝 분량의 강의노트를 정리하고 있다.

지금 정리해놓지 않으면 휴지조각에 불과하지 않겠느냐는 그는 끝나봐야
알겠지만 그리스철학과 예술철학을 일람할 수 있는 3권 분량이 될 듯하다고.

또 현재 철학을 계속하는 일이 마치 긴 터널을 통과한 끝에 마침내
서재로 돌아온 느낌이라며 마냥 즐겁고 기쁘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조전총장은 서울대와 독일함부르크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한국철학회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숭실대명예교수이자 학술원 정회원이며, 환기재단이사장과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예술철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철학하는 삶을 위하여"등의 저서를
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