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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손발 따로 노는 재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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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장기저축은 시한없이 앞으로 계속 시행됩니다"

    "아닙니다.

    빠르면 오는 10월부터 2년내에 가입한 사람에 한해 이자 및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집니다"

    31일 재정경제원 기자실.

    상반기중 92억9천만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정부가
    부랴부랴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보완대책"을 발표하는 자리.

    설명을 맡았던 최종찬 경제정책국장이 가계장기저축의 한시성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자 옆자리에 있던
    윤증현 세제실장이 당장 가로막고 나섰다.

    "세수 감소 등을 우려해 가계장기저축도 시한을 둘 수밖에 없습니다"

    윤실장의 부연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국장의 얼굴은 벌개졌다.

    "세제실에서 온 자료에는 그런 말이 일절 없었는데..."

    이날 오후 2시 30분.

    재경원 발표자료에는 가계장기저축의 경우 저축계약기간이 3년
    이상으로만 명기되어 있다.

    한시성도 불분명하고 최장기간은 아예 언급이 돼있지 않았다.

    결국 또 애매하고 각각 다른 부연설명들이 얼기설기 이어졌다.

    재경원이 올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으로서 국민저축 증대를 들고
    나온 것은 지난달 2일.

    근 한달동안 작업을 벌였으면서도 각 실.국간에 주도면밀한 의견
    조율이 없었다는 반증이다.

    여전히 ''기획원''과 ''재무부''가 물과 기름처럼 겉돌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이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책일관성의 결여다.

    조세제도를 단순.명료화하고 비과세대상범위를 축소하겠다며 추진일정
    까지 발표했던 재경원이 하루아침에 ''세제복잡화''를 다시 선택했다.

    박물관으로 보냈던 골동품을 ''첨단시대의 신무기''로 꺼내는 꼴이다.

    뾰족한 정책수단이 없기야 하겠지만 이쯤되면 ''무능''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다.

    머리도 나쁘고 그나마 손발이 따로 노는 재경원의 모습은 마치 운석이
    지구로 날아와 지구가 ''사경''에 빠졌을 당시의 공룡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승욱 < 경제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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