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3일 이틀간 진행된 국회재정경제위의 재경원 업무현황보고및 정책질의
는 재경원 성토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야의원들이 한목소리로 현재의
경제상황을 극복할 정책부재를 질타했다.

서정화의원(신한국당)은 "재경원은 우리경제가 고비용-저효율이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만 하고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예산 세제 금융을 장악하고 있는 재경원이 그래서야 말이
되느냐"고 질책.

서의원은 "말로는 대폭적인 규제완화작업이나 자율화를 추진한다지만
소규모의 공작적인 기교로 자율화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재경원은 의식전환이 안돼 있고 정책의 구체성과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더이상 듣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서의원은 "SOC의 확충없이는 21세기 비전은 불가능하다"며 "재계
에서 이미 10년주기의 지가앙등 등을 우려하고 있는데 지가문제에 대한
파격적인 조치가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장재식의원(국민회의)은 중소기업정책과 관련, "도산하는 기업보다 신설
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재경원측 논리에 "수십년 경험을 쌓은 기업이
죽어가고 있는데 그런식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은 사기치는 것"
이라면서 "육군대장이 전사하고 이등병이 새로 들어온다고 되느냐"고
되물었다.

박종근의원(자민련)은 "한국기업이 외국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 투자여건
도 만들지 못하면서 외국자본을 유치하겠다고 하는 것은 무슨 얘기냐"며
지가인하 규제완화 금리인하등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박의원은 또 "모든 지표를 볼때 신경제5개년계획은 이미 백지화 휴지화
됐다"면서 "새로운 5개년계획을 내놓든지 아니면 적어도 향후 2~3년 계획
이라도 수립, 국민들의 의구심을 덜어줘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웅배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정부로서도 모든 가능한한 정책수단을 동원,
고비용-저효율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의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