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부 직원들은 요즈음 사기가 극도로 저하돼있다.

민선단체장 출범으로 앞날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당연히 있어야할 "승진인사"마저 미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과장 자리는 한달이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다.

공기업과장이 지난 6월9일 유학차 출국, 자리가 비었으나 그대로
방치된채로 있는 것이다.

또 지난 7월11일 지방으로 발령난 주민과장 자리도 물론 비어있다.

공기업과장 자리가 할일 없는 자리인가 하면 그런것 같지는 않다.

지방재정경제국장이 간부회의 석상에서 "공기업과장 발령이 급하다"고
조속한 인사를 건의한 것이 이를 잘 증명한다.

내무부의 인사미루기는 과장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주사승진과 계장복수직급 승진문제도 오리무중이다.

15명의 주사가 사무관으로 승진, 오는 8월12일부터 교육에 들어가게
돼있으나 선발은 커녕 아무 소식이 없는 실정이다.

발빠른 타부처의 경우 이미 연초에 끝낸 문제를 내무부는 상식밖으로
질질 끌고 있는 셈이다.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 계장복수직급 승진문제에 대해서도 일언반구가
없다.

직원들은 7월까지 인사가 안이뤄지면 근무평가서를 8월에 다시 작성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내무부의 이러한 "인사미루기"로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이기만하면
인사문제가 화제로 오르고 해도 너무한다는 얘기들이 오간다고 한다.

내무부 직원들의 사기저하는 곧바로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달 공보처가 중앙부처를 대상으로 민원처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원인들은 가장 불만이 많은 기관으로 내무부를 꼽았다.

이때문에 정태수차관이 전직원들을 소집, 근무태도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독려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무부는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정용배 < 사회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