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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 노사현장을 가다] (1) 프롤로그..해외조선소 현지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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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들어 일본과 한국이 양분해오던 세계조선업계의 판도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고있다.

    세계선박시장의 70%이상을 석권해 오던 한.일양국간 세력균형이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의 그림은 "한국 부진, 일본 약진"으로 요약된다.

    고부가가치선박을앞세워 권토중래를 노리는 유럽의 활기찬 움직임도 감지
    된다.

    일본및 유럽의 조선소들은 안정적인 노사관계, 완벽한 산업안전시설, 현장
    개선활동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시장점유분을 갈수록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조선업계는 고질적인 노사갈등과 대립으로 인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한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경제신문사가 노사협력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산업현장에서
    자제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유독 조선업계만 노사분규가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전 임원들이 노사분규에 매달리다보니 해외수주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H중공업 K이사)는 푸념에서 우리가 처한 현실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세계전체 수주량의 37%가량에 달하는
    8백31만7천t을 수주,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수주고를 달성했던 지난
    93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94년엔 수주량이 5백65만9천t(전체수주량의 22%)으로 내려앉더니 다소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는 7백76만2천t(일본은 8백90만6천t)에 머무르고 있다.

    고임금과 원자재값 상승이 경쟁력약화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데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제수주전에서 일본의 "싹쓸이"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잦은 노사분규는 국제신뢰도의 약화를 초래,
    일본에 계속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달러당 85엔까지 치솟은 엔고현상으로 곤욕을 치른 일본조선업계는
    "올초부터 엔저현상과 함께 중국하청생산등에 힘입어 한국을 일찌감치
    따돌리고 있다"(등정의홍 일본조선공업회회장)고 자신만만해한다.

    실제로 올해 3월말현재 국내업체들의 조선수주실적은 모두 17척, 63만3천t
    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1백18만t에 비해 무려 46.7%나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이 기간동안 전년대비 2.2% 증가한 2백59만6천t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일본주식시장에서 미쓰비시중공업등 주요 조선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뛰어 오르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시장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명암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새로운 도전"
    도 만만치 않다.

    유럽은 지난 60년대는 일본, 70년대는 한국의 거센 도전에 밀려 지금까지
    쇠락의 길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1백52년전통의 덴마크 부르마이스터&바인조선소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을 비롯, 독일최대의 조선사인 브레머불칸이 총 10억마르크의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2월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 충격을
    주었다.

    또 지중해 최대규모의 조선소인 그리스국영 헬레닉조선소와 스페인 국영
    아스틸레로 에스파뇰조선소도 파산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국면에서도 유럽의 "분전"은 주목할만하다.

    특히 90년대들어 전통있는 일부 조선소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2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이태리의 핀칸티어리 조선소는 1924 창사
    이래 단한번의 적자도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로 뚝심을 자랑하고 있다.

    한때 폐업위기에 봉착했으나 노사협력과 신기술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덴마크 오덴세조선소도 유럽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다.

    이들 선진해외조선소들의 약진은 우수한 장비와 기술수준등 외부적 요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오랜 세월을 거쳐 정착된 노사협력시스템에서 비롯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지난 79년과 87년 두차례의 불황기를 거치면서 회사측과
    노조측이 거미줄처럼 잘 짜여진 협의기구를 구성, 노사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

    상급단체별 협의기구와 별도로 기업별로는 <>단체교섭 <>노사협의회
    <>경영협의회 <>생산협의회 <>중앙안전위생위원회 <>안전위생추진위원회등을
    통해 상호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유럽도 전통적인 산별교섭체제를 바탕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작업
    안전도를 높이는등 생산성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처럼 조선산업이 발달한 나라가 아직도 노사분규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그러나 그런 상태에서 한국이 세계조선업계의 험난한 경쟁을 헤쳐 나가지는
    못할 것"(토르킬 크리스텐센 덴마크조선경영자협회 전무)이라는 얘기처럼
    협력적 노사관계의 정착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조선업계의 당면해결
    과제로 다가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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