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신한국당 박관용 국민회의
한화갑 자민련 박철언의원은 각 당 총재들의 뜻을 "대변"하는 내용의 발언
으로 흡사 "3김 대리전"을 방불케해 주목을 끌었다.

첫번째 질의자로 나선 신한국당 박의원은 "개혁의 전도사"답게 "개혁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으로 입을 열었다.

박의원은 "개혁은 생존의 조건"이라고 전제한뒤 "그러한 개혁에 동참과
협력적 보완은 못할 망정 발목을 잡고 의도적인 흠집을 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헌논의나 기초단체장 정당공천문제등은 대권전략이나 특정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며 "공동이익에 서서 정치활동을
해달라"고 야당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야당의원들로부터 "질문이나 하지 정부답변은 왜 하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박의원은 또 "대통령의 개혁의지가 정부에서부터 훼손되고 굴절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며 정부의 솔선수범을 촉구하기도 했다.

어어 등단한 한화갑의원은 반대로 개혁의 "허구성"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현시국의 총체적 위기는 김영삼대통령의 통치철학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김대통령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지금까지 개혁의 결과는 찬란한 구호의 나열뿐이며 오직 보복적
사정만이 중단없이 전진해서 "문민독재"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은 신한국당 당적을 포기하고 정파를 초월한 거국
내각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며 "중립적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차기정권
창출을 위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당한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한의원은 이외에도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허용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 <>수평적 정권교체 실현등을 광범위하게 거론,국민회의 입장을 충실히
대변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후보단일화론을 제기했던 박철언의원도 이날은 의원내각제를 요구하는데
중점을 둬 김종필총재를 흡족케했다.

박의원은 먼저 "이 정부는 정권의 태생적 한계도 망각한채 의욕은 대단
했으나 지금 국민들의 가슴속에 남은 것은 불안과 불신, 냉소적 무관심과
허탈감 뿐"이라며 개혁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권력의 1인집중,권력부패,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권력과 권한을 함께 갖는 "의회중심의 책임정치"를 할때가 되었다"며
의원내각제를 주장했다.

그는 "김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내각제 개헌추진에
앞장서야 한다"며 총리의 직언을 촉구했다.

<김태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