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 공동기획 ]]

잭 덴펠드 우더 /
토머스 콜로시 < 미 중재위 부위원장>

협상은 러시아와 나토간 군축협상이든 제록스와 후지간 업무협상이든
뉴스를 만들어 낸다.

노사협상이나 쉘 정유사와 그린피스간 토론도 예외는 아니다.

언론들은 협상을 흔히 당사자간의 일로만 보도하는데 사실은 그렇지않다.

협상은 다차원적인 과정(프로세스)이고 가장 본질적인 일은 막후에서
이루어진다.

예컨대 복도에서 우연히 협상 파트너를 만나 핵심쟁점을 타결짓거나
호텔방에서 이루어지는 협상팀의 팀미팅에서 방향을 잡는 식이다.

협상의 주요사항은 또 본부와의 팩스 연락이나 즉석 기자회견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협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협상팀과 조직(본부)간의
수직적인 협상 <>협상팀내의 협상<>협상 상대방과의 수평적인 협상
<>언론이나 여론 정부 등 외부 당사자들 사이의 협상 등 4가지를
모두 능수능란하게 이끌 수 있어야 한다.

1. 수직적인 차원 : 조직관리

협상의 마지노선은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는 협상대표가 아니라 통상
본부에서 정한다.

협상 상대방과의 관계보다 협상결과의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본부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더 중요하다.

본부와의 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협상테이블에 앉아 네고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면 협상결과를 본부에서 거부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우선 협상테이블에 나가기 전에 협상목적에 대해 분명한 지침을 받아야
한다.

대략적인 지침만 받고 나갔다가는 결과 보고시 본부로부터 퇴짜를 맞기
십상이며 그렇게 되면 협상파트너에게 신용을 잃어 협상자체가 어렵게
된다.

두번째로는 협상전략을 명확히 하는게 필요하다.

협상초 본부 보고라인에 협상에서의 포지션과 목적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해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에 대해 협상파트너가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을 숙지시키고 포지션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얘기다.

세번째로 협상진행과정을 본부에 충분히 알려야한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본부에서 "그만 보고해도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협상진행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여기에는 협상 상대방을 대변해주는 것도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최고경영자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

최고경영자들은 협상당사자들보다 협상과정을 잘알지 못하기 때문에
협상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2. 내부적인 차원 : 협상팀 관리

협상 테이블 건너편의 상대방은 일사불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대방도 다른 의견과 개성을 가진 개인들의 집합이고 공식.비공식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흔히 상대방과의 수평적 협상보다 협상팀내 협상(의견통일)이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케한다.

협상은 의사결정과정이다.

협상팀내 이견이 발생하면 팀원은 보통 우호형(stabilizers)
적대형(destabilizers) 중재형(quasi-mediator) 등 세부류로 갈라진다.

우호형인 사람은 한마디로 함께 일하기에 쉬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개 분쟁을 피하려 한다.

협상을 전쟁이나 소송 파업 등을 피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반면 적대형인 사람은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다.

그들은 상대팀뿐만 아니라 자신의 팀도 믿지 못하며 협상을 분쟁의
한 영역으로 본다.

만일 협상대표가 우호적인 사람이라면 협상결과가 너무 부드러워 최고
결정권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협상대표가 적대적인 사람이라면 협상의 결론을 쉽게 도출할 수 없다.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길 원한다면 중재형인 사람을 협상대표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중재형 사람은 다차원적으로 협상을 조율한다.

이들은 당신의 팀과 상대팀, 당신의 팀내, 당신의 팀과 조직, 당신의
조직과 관련된 외부조직들간 충돌점을 중재한다.

"밝은 불빛" 아래 진행되는 공식적인 협상은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양측의 능력있는 대표 협상가끼리 "나무 밑에서"하는 은밀한 대화에서
미묘한 합의점은 찾아진다.

물밑접촉을 최대한 활용해야 된다는 것이다.

또 "양측 모두 이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협상을 진행할 팀원을 뽑는데도 신중을 기해야 된다.

협상의 성격이 대부분팀의 구성원을 결정하지만 가급적 당신이 직접 팀을
뽑아야 한다.

협상과정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메시지나 의미를 한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게 중요하다.

<>대변인의 말이 협상팀의 의도와 일치하고 있는지 <>상대방의 리더는
누구인지 <>상대방이 참을성이 있는지 <>상대방이 진실한지 등을 즉각
알아채는 사람이 필수적이다.

협상팀을 훈련시켜야 된다.

개방적인 팀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훈련된 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단체는 반드시 팀으로 일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집단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때문이다.

팀원중 누가 협상테이블에서 말할 것인가, 누가 협상을 지휘할 것인가
등 다양한 책임과 역할 분담을 사전에 해두어야 한다.

3. 수평적인 차원 : 상대방 관리

공식적인 협상은 수평적으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다.

협상테이블에서 양측은 진행과정에 합의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킨다.

당신은 의견을 제안하고 지위를 분명히 하며 전문가들을 소개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협상은 많은 긴장을 요구하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당신의 팀에
가해지는 불확실성과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첫째 대안 마련이다.

당신이 여러가지 일을 할 수있다면 사장과 임금인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있다.

협상도 마찬가지다.

둘째 협상에는 상대방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협상의 첫째 법칙은 협상에는 어떤 "법칙"도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당신의 동의없이 어떤 협상도 할수없듯 당신 또한 상대방의
동의 없이는 협상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다.

셋째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

첫 미팅이 협상이 끝날 때까지 영향을 미치기때문이다.

세일즈맨의 첫 실수가 고객들에게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억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넷째 자신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줄 알아야 한다.

1시간은 독일에서는 기다리기에 매우 긴 시간이고 중동이나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다.

당신이 시계를 보고 있는 동안 상대방은 달력을 보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양측의 이익을 위해 어떤 시간이 가장 적당한가"를 항상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다섯째 상대팀을 혼란스럽게 하면 안된다.

경험없는 협상가는 상대방을 놀라게 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혼란에 빠진 상대방은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하게되고 따라서 당신은
협상진행의 주도권을 잃게 된다.

나아가 그들은 점점 당신을 불신할 뿐이다.

여섯째 당신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예측가능성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을 믿도록 하는데 도움이 된다.

협상이 안정될뿐만 아니라 당신은 신뢰를 얻을 수있다.

일곱째 당신의 진정한 관심을 표현하라.

경험없는 협상가는 비합리적인 요구나 극단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그들의 요점을 의도적으로 잘못 표현하는 것이 좋은 전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극단적인 자세는 진지하지 못하게 비쳐 결국 상대방에게 더 큰 양보를
해야만한다.

여덟째 상대방의 행위와 발언에 대해 노트정리를 꼼꼼히 하라.

상대방과 이뤄진 모든 회합및 전화통화 내용등에 대한 꼼꼼한 노트정리는
정확한 기록이 될뿐만 아니라 어려운 분석작업의 기본틀이 될수 있다.

아홉째 당신과 상대방의 노트를 비교해 보라.

상대방의 말을 자신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요약해보면 협상에서 할말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4. 외부적인 차원 : 외부그룹 관리

협상에서 자신감을 갖는 것은 서로가 편안하게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협상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많은 집단, 즉 언론 정부 대중, 그리고
경쟁업체 등은 협상진행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한다.

잘못 전달된 정보는 상대방과 쌓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당신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양측이 합의를 도출하는 데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많은 협상가들은 언론같은 외부집단을 불편한 존재 또는 적으로까지
생각한다.

그들은 정보를 감추려고 하고 언론인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언론이나 다른 외부집단은 소문에 근거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예상외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보에 따라서는 외부 집단과 공유할 필요가 있는 것도 있다.

물론 대외공표는 상대방의 동의아래 해야한다.

결론 협상의 진전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것은 테이블을 앞에 두고
펼쳐지는 수평적 협상이다.

실질적인 협상은 테이블 뒤에서 진행된다.

본부조직과의 수직적 협상, 협상팀 내부의 협상, 이해단체들과의 외부협상
등이 그것이다.

기술적인 지식만으로는 합의를 도출해낼 수 없다.

협상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에 담긴 뜻을 이해해야한다.

다차원적인 협상의 본질을 이해해야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