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본격적인 디지털 위성방송 시대가 열렸다.

지난해 발사된 통신위성 "무궁화 1호"를 통해 이달 초부터 시험방송이
실시되고 있는데 이어 내년부터는 본격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꿈의 멀티미디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 현재 5개 뿐인 국내 TV 방송채널도 29개로 늘어나 국민들의 다양한
정보 욕구가 보다 충족될 수 있게 됐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무궁화 위성을 이용한 직접위성방송(DBS)이
21세기 뉴 미디어 혁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그런 DBS가 산간 벽지나 외딴 섬지방에까지 선명한 화면과 음질을
제공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실시되는 것은 한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초진분보"하고 있는 첨단 멀티미디어 시대에
다른 나라 기업들보다 한발짝 앞서 영상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이런 기대 속에서 가전업체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졌다.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디지털 관련 제품 개발에 다투어 나서고
있는 것.

LG 삼성 대우 등 가전회사들이 이미 시중에 내놓았거나 개발중인 제품은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와 이를 내장한 TV VTR 등이다.

위성방송 수신기(세트톱박스)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TV에 부착,
디지털 위성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현재 국내에 "침투"해 있는 NHK(일본) 스타TV(홍콩) 등 아날로그 방식의
해외 위성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서는 1m 정도의 접시 안테나가 필요한 반면
디지털 방송 수신기는 40 정도의 크기임에도 고선명.고화질.고음질의
다채널 위성방송을 받아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수신기는 MPEG(국제 동화상 표준)2급의 디지털 영상압축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와이드TV에 적용할 수 있다.

LG 등 가전업체들은 이같은 시스템을 채용한 관련 제품 개발을 이미
완료,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시험 위성방송이 실시되는 올 하반기중 1만대 정도의
수요가 창출되는 데 이어 디지털 방송이 본격 확산될 내년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와는 별도로 이를 내장한 TV
신제품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위성방송 수신기능 내장 TV는 "더블 와이드 명품TV"에
위성방송 수신기를 내장한것.

MPEG2 비디오 신호와 MPEG1 오디오 신호를 복원할 수 있어 기존의
지상파 방송에 비해 화질이 월등해 LD(레이저 디스크) 수준의 화질과
CD(콤팩트 디스크) 수준의 음질을 즐기게 해 준다.

LG전자와 대우전자도 와이드TV에 수신기를 내장한 신제품을 시중에
내놓았다.

LG의 경우 올초 일본에서 현지 디지털 위성방송서비스 업체인
퍼펙트TV사와 외국 업체로는 처음 위성방송 수신기 제조기술에 관한 계약을
체결, 전자산업의 세계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일본 시장 한복판에서
소니 마쓰시타 히타치등 쟁쟁한 현지 업체들과 기술력을 겨루게 됐다.

대우전자는 온 라인으로 프로그램이 자동 안내되는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를 개발중이다.

위성방송 수신 디지털 VTR도 개발돼 있다.

현재 위성방송 수신 VTR는 기존 VHS 방식의 VTR가 갖고 있는 기록및
재생등의 기능을 100% 포함하면서 추가적으로 고선명.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기록 재생할 수 있게끔 개발돼 선보이고 있다.

LG 삼성 대우 등이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VTR는 모두 기본적으로
위성수신용 세트톱박스와 연결, 사용토록 하고 세트톱박스용 리모컨으로
VTR도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일체형으로 개발됐다.

위성방송 수신 VTR는 정식 위성방송이 시작될 내년 이후 본격 상품화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