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시장개방 등으로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간 경쟁은 특정분야 특정품목에 한정돼 있지 않다.

전품목 전분야에 걸친 메가 컴피티션(대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기업의 경쟁력은 어느 한분야에 특화될 수밖에 없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른 경영환경의 변화도 신속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간 경쟁격화는 역설적으로 기업간 협력의 틀을 넓히는 결과를
초래한다.

바야흐로 전략적 제휴의 시대가 온 셈이다.

국내 정상그룹인 현대와 삼성이 개인휴대통신 사업권 획득을 위해
"에버넷"을 결성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에버넷은 개인휴대통신 사업권획득이라는 한정된 목적을 위해서이긴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전략적 제휴가 이정도까지 진전될 수 있다는 전형을
보여주었다.

LG생활건강과 풀무원이 공동판매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마찬가지다.

상호 약점의 보완을 노리고 있다.

이는 상호 강점을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LG생활건강은 미국의 다단계 판매회사인 암웨이가 국내 부엌용 세제시장을
급속히 잠식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식품회사인 풀무원의 다단계 판매망을
이용할 것을 제의했다.

풀무원 역시 자사의 제품만으로는 다단계 판매조직의 디스트리뷰터에
구색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LG생활건강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상호 약점을 보완해 공동의 적인 외국계 판매회사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결국 둘 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또 LG그룹 차원에서도 새로운 유통망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풀무원과의 제휴를 통해 사실상 국내 다단계 판매 시장에
참여한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간 피리미드식 판매로의 변질 등을 우려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했던 국내 다단계 판매 시장은 LG의 신규참여로 일대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김경식.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