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센터 호텔 판매시설 전시관 등 각종 시설물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대형 건설업체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대한무역협회가 제작중인 ASEM관련
각종 시설물에 대한 기본설계가 이달말께 확정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준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ASEM과 관련, 수주에 뛰어들 의사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현대 대우
쌍용 극동 삼성 LG건설 등 주로 해외에서 컨벤션센터나 호텔 등 고부가
건축물을 신축한 경험이 있는 건설업체들.
극동건설은 ASEM특수를 겨냥, 삼성동 무역센터일대의 청담동로터리와
대치동 학여울역을 잇는 3.5km 구간에 연면적 11만7,000여평의 지하공간을
개발키로 하고 이를위해 서울시와 강남구청에 각각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극동은 이곳에 전시장 상가 물류시설 등이 들어서는 테마상가를 짓는 한편
이 구간에 경전철을 건설, 시에 기부채납하고 재원은 제3섹터방으로 조달하고
3~4개 건설업체로 컨소시엄을 구성, 99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쌍용건설과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중인 싱가포르
선텍시티 개발사업이 ASEM 시설물과 유사한 점을 들어 자사가 시공업체로
적합하다는 판단아래 무협의 설계안 완료 및 발주일정 등을 점검중이다.
10억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선텍시티 개발사업이 한꺼번에 1만3,000여명을
수용하는 컨벤션센터와 업무용빌딩을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같은 시공경험이 ASEM관련 시설물 건립에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건축민자사업팀을 중심으로 ASEM 특수를 수주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대우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인텔리전트빌딩을 건설한 경험에다
말레이시아에서 종합사무실 호텔 상가 컨벤션센터 등으로 이뤄진 3억달러
규모의 플라자 라키얏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어 ASEM 시설물 시공에 풍부한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고층의 레플즈시티호텔과 컨벤션센터, 업무용
빌딩, 백화점 등을 시공한 쌍용건설도 현대와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선텍시티 건설공사 등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을 내세워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대림산업 LG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은 다른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의 구성을 추진하거나 관련 시설물의 사업의향서를 준비하는 등
ASEM특수 수주에 뛰어들 차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건설업체들은 건축비규제 등 각종 제한으로 해외에 비해 오히려
국내에서 자사를 상징할 수 있는 대형 랜드마크를 짓지 못한 점을 감안,
컨벤션센터 등의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업시행자인 무협은 미국의 설계업체인 솜(SOM)사가 이달말께 기본설계를
완료하는대로 교통영향평가 및 실시설계 등을 실시, 최종사업안을 확정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시공업체를 선정,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