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뇌수두증 등 신경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인제대 의대 이종수 교수팀 (신경외과)은 "지난 2월 심한 두통과
현기증으로 입원한 환자 백모씨(49)는 신경질환의 일종인 뇌수두증
(뇌척수액의 흐름이 막히는 질환) 진단이 나왔다"고 말하고 "이환자는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를 쓴 도마에서 다른 음식을 썰어 먹어 뇌낭미충증에
걸린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뇌낭미충증은 돼지고기에 기생하는 유구조충 (갈고리촌충)의 알이
인체내로 들어와 소장윗부분에 부화, 임파관이나 혈액을 통해 돌다가
뇌로 침범해 조직에 낭포를 형성하고 염증을 일으키며 간질 뇌수두증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교수는 "이환자를 대상으로 제4뇌실 (머리 뒤쪽 후두골 바로 안쪽에
있음)에 있는 낭미충을 자기공명촬영으로 찾아내 뇌수술을 실시해 현재는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유구조충 알에 오염된 음식을 먹지 않도록 조심하고 용변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뇌망미충증을 예방할수 있다"며 "조충감염자는
프라지콴텔 등을 복용해 조충을 박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낭미충증이 뇌 여러곳에서 발견되면 뇌수술을 받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