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또는 8월중 일제히 영업을 개시하는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은
투자자문사의 단독전환및 증권사와 다른 금융기관과의 합작형태로
설립된다.

오는 12월부터는 외국투신사가 2대 주주이하의 자격으로 참여하는
투자신탁운용회사가 문을 열면서 투신업계의 수익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신설사는 운용만 전담하는 회사로 기존 투신사와 달리 자기 돈
(고유계정)으로 일절 투자를 할 수 없다.

개인및 기관투자가로부터 모집한 자금으로 주식및 채권등을 매매한뒤
일정 수익을 올려주는 간접투자가 핵심 영업영역이다.

경쟁사보다 높은 투자성과를 올려야만 자금의 추가유치가 가능하고
운용보수도 그만큼 챙길수 있다.

따라서 장기간에 걸쳐 투신업무에 정통한 유명 외국투신사와의 합작은
투자기법 전수및 정보교환등의 장점을 지닐수 있다.

이같은 매력 때문에 삼성 현대 쌍용 선경증권등 국내 굴지의 증권사들이
이미 특정 외국투신사와 손을 잡았거나 제휴를 추진중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미국계 JP 모건그룹의 투신사인
JP 모건투자신탁과 각각 30%씩 출자해 투자신탁운용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모건투신사 운용자산은 지난해 9월말 현재 무려 1,530억달러(한화
122조원 상당).

이중 39%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운용중이다.

총인원 594명중 포트폴리오매니저(운용역)가 128명, 애널리스트(조사역)가
114명일정도 전문인력이 풍부하다.

30개국에 걸쳐 있는 고객들은 기업연금이 55%로 가장 많고 투자펀드
8% 생명보험 6% 기금 4%등으로서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73%에 이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다른 국내 신설투신사보다 5개월 늦게 시장에 뛰어들게되나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모건그룹과의 합작으로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경우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쌍용증권은 7월중에 그간 추진해온 외국투신사와 합작대상자 선정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쌍용은 당초 국내 다른 증권사및 은행등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투신업 진출도 검토했으나 "철저한 차별화전략의 성공없이는 투신업계에서
살아남을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쌍용증권관계자는 "오는 98년부터는 국내외 금융기관이 100% 단독출자하는
투신사 설립이 가능해지는등 당분간 과당경쟁이 우려된다"며 "질위주의
경영을 위해 능력있는 해외투신사와 함께 고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을 개발, 운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시장 투자정보는 쌍용이,동남아 러시아등 신흥주식시장에 대한
조사자료는 외국사가 제공하는 방식의 상호보완체제 구축에 주력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간 미국 유럽등 10여개 투신사와 접촉, 합작대상후보를 4~5개사로
압축해놓은 상태이다.

선경증권은 그간 고정자산출자초과문제로 투신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오는 9월말까지 120억원을 유상증자하면 합작투신사 출자가 가능해진다.

선경은 7월중 신흥증권등과 신설투신사를 설립할지 또는 외국사와
제휴할지 여부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현대증권은 이미 부국증권과 신설투신사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초기위험을 감안, 투신업 진출 시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나중에 참여해도 선발사를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외국사와 손을 잡고 올해말부터 영업을 개시하는 전략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 동아증권등도 연내 투신업에 진출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순수 국내파 신설사와 외국합작신설사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의
수익률 경쟁을 통해 투신업계의 구도는 일대 변혁을 겪게 될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