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국회 전반기를 총지휘할 의회내 "사령탑"인 국회의장에 선출된
신한국당 김수한의원(68)은 4일 "역대 어느 국회보다 전문가 출신의 초선
의원들이 많이 당선된 만큼 정책수립과 입법이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국 대치상황으로 한달가까이 여야가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말없이
지켜보며 안타까워했던 김의장은 이날 "갖은 산고끝에 국회가 정상화돼
천만다행"이라면서도 "법으로 정해진 국회개원이 정치권의 대립으로 인해
늦어진데 대해 국민앞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파행국회 장기화에 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입법기관인 국회의 장기 파행에 대한 최대의 피해자는 여야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는 김의장은 "그간의 의정경험에 비춰
볼 때 여야 모두 더이상의 국회정상화 지연은 국민앞에 그리고 의원들
스스로도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임시회 회기내에 개원될 것으로
믿었다"고 털어놨다.

김의장은 앞으로의 국회운영 방향과 관련, "국회에 등록된 의원연구단체가
지난 14대때는 22개에 불과했으나 이번 15대에서는 31개로 급격히 늘었다"고
말하고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의원들의 입법의지가 높아진 만큼 각종
의원연구단체들에 대한 지원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의장은 파행국회 장기화로 인한 폐해에 대해서는 "장마가 시작돼 빗물에
토사가 쓸려가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힘으로 제방을 쌓아 토사의 유실을
막아냈다 하더라도 이미 쓸려 내려간 토사의 손실은 어쩔수 없는 현상"
이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김의장은 국회의장 임기내 대통령선거 실시로 인한 국회운영 공백에 대한
일반의 우려에 대해서는 "스포츠경기"를 예로 들며 "결국 승자는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은 기회의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
하다"면서도 "그러나 출전선수들은 모두 과욕을 버리고 공정한 "게임의 룰"
에 따라 겸손한 자세로 경기에 임해야 하며 "대권주자"들이 이를 명심한다면
국회 운영의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 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