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는 지난 상반기 동안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4월 수출입 항구에 대한 세관검사를 강화한 이후
수출량이 줄고 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식음료 화장품등 "돈 되는" 제품의 생산이 많은 LG화학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상반기에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등 3대부문 사정이 모두 비슷했다.

합성수지 수출의 경우 물량기준으로는 작년 상반기 보다 12.1%
늘었지만 가격기준으로는 11.3% 하락했다.

싼 가격의 내실없는 수출을 계속한 셈이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합성수지 업체들이 정기보수를 2.4분기에
집중시키며 공급량을 줄였는데도 가격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수출가격인상을 위한 업계 공조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TPA(테레프탈산)등 합섬원료 업계도 폴리에스터와 직물 면방 등
전방산업이 수출 부진을 면치 못해 상반기 동안 "적자영업"을 계속했다.

TPA재고는 현재 12만5천t으로 전년 동기보다 4백50%가 증가했을
정도다.

삼성석유화학 관계자는 "적자를 기록하기는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폴리에스터직물도 절반 가까이 중국에 수출되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유화업체들은 상반기 내내 중국의 "가벼운 기침"에 "고뿔"을 앓은
꼴이었다.

유화업계는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악재는 없다"며 하반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하반기엔 합성수지 수출이 18.5% 증가하는등
전체적으로 유화수출이 작년보다 13.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수요 회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데 근거를 둔 예상이다.

대림산업 기준 전무는 "세관검사강화 이후 약 3달간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이 합성수지를 구입하지 못해 중국내 재고가 수년내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도 "8월말 내지 9월초 까지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용
장난감이 선적돼야한다"며 이에 따라 장난감용 소재인 ABS와 PS
(폴리스틸렌)의 주문이 이달부터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일선 수출부서직원들도 "불만족스런 가격이긴 하지만 5월말 이후
홍콩지역에서의 수출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수출경기회복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특히 미국과 유럽지역으로부터 아시아지역으로
유입되는 물량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자국 내수경기의 호조로 아시아지역 수출에 나서지
않고 있어 공급요인이 줄어든만큼 한국기업의 가격주도권 행사가
가능해져 수출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석화협 박훈상무는 "당장 이달부터 유화제품 수출이 활기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