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광고공간을 찾아라"

광고매체가 신문이나 TV 잡지 간판 등 전통적인 미디어를 넘어 일상생활
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택시나 전화 영화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을 잠시라도 끌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엔 틀림없이 광고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경제신문사는 택시좌석 뒤편 승객의 눈이 머무는 공간에 다음달부터
회사PR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종래의 택시의 옆면이나 꼭대기 캡에 한정됐던 광고가 택시의 내부좌석으로
까지 확대된 것이다.

전화를 건 뒤 통화를 원하는 사람과 연결되기까지 잠깐 기다리는 시간도
광고인들은 놓치지 않는다.

서울 청량리역 자동안내번호(960-7788)을 누르면 "간편하고 잘 걸리는
한국통신 시외전화. 한국통신에서 제공하는 청량리역 기차여행 안내입니다"
라는 광고문귀를 들을 수 있다.

한국통신은 청량리역에 자동안내시스템을 무료로 설치해 준 대신 여행객들
에게 10여초동안 자기 회사를 PR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냈다.

전화대기시간 동안 라디오방송이나 음악을 내보내던 회사들도 대부분
자사를 소개하는 안내문구로 바꾸고 있다.

OB맥주는 OB라거의 병뚜껑 안쪽에 PR문귀를 적어 넣었다.

병을 따는 순간 "소리까지 다른 맥주-OB라거"라는 문안을 볼 수 있다.

영화속에서 배우들이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게 만듬으로써 간접적인 선전
효과를 노리는 PPL(Product Placement)광고도 보편화되고 있다.

주연배우가 브렌따노 티셔츠를 입고 코카콜라를 마시며 티뷰론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식이다.

PPL은 유명인들에 대한 모방충동이 강한 청소년층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방송법상 금지돼 있지만 드라마 속의 PPL 역시 알게 모르게 늘어나는
추세며 최근엔 컴퓨터통신이나 CD롬 게임 등 정보통신매체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야구선수의 모자나 축구선수의 셔츠 등에 회사명이나 제품을 그려넣는
방법은 이미 고전으로 분류될 정도다.

제일기획 문상일차장은 "어차피 비어있는 공간인만큼 최소한의 광고효과는
있는 셈인데다 의외로 주목률도 높다"며 "눈이 안가는 것 같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모으는 일종의 아이디어 광고"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