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밀기계의 소병선회장(50)은 ''화장품포장기 국산화''의 선두주자이다.

소회장은 지난 90년 소형자동캡핑기를 개발한 이래 지금까지 10가지가
넘는 주요 화장품포장기를 국산화해 왔다.

이 회사가 지금껏 특허를 획득하거나 출원중인 것이 모두 15건.

대표적인 국산화품목은 92년 개발한 립스틱몰딩 충전기.립스틱의
내용물을 성형시켜 용기에 자동충전시키는 기계이다.

소회장은 "현재 한국 엘지 태평양코리아나 쥬리아화장품등 국내의 내노라
하는 화장품업체들은 예외없이 외국산대신 신용의 제품을 쓰고 있다"는
소회장은 "외제의 불량률이 15%가량인데 비해 신용의 제품은 2%이하일
정도로 품질이 월등하다"고 강조한다.

최근에는 화장품은 물론 식품 의약품등 각종 내용물을 자동으로 튜브에
충전할 수 있는 자동튜브충전기를 개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84년 농기계업체로 시작한 이회사가 이분야로 뛰어들게 된데는
소회장의 동생 병길씨(41)의 영향이 크다.

모화장품회사 엔지니어링팀장이던 병길씨는 "국내화장품업체들이
대부분 외국산화장품포장기를 쓰고 있어 국산화하면 사업전망이
밝다"고 형을 설득했던것.

화장품업체들은 처음엔 신용의 기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소회장은 이때부터 "외국산보다 더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야만 살아
남는다"는 일념으로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소회장 "이제 업체들은 신용의 제품이라면 안심하고 믿고쓴다"며
회장실에전시돼 있는 애경 한불 오스카등 7개화장품업체들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가리켰다.

신용의 기술력은 외국에서 더 알아준다.

일본의 경쟁업체인 미주호사와 삼신사등의 사장들이 해마다 신용을
찾아와 기술협력을 논의할 정도이다.

국산화가 착착 진행됨에 따라 이회사는 놀랄만한 매출성장을 하고있다.

91년 매출 2억5천만원에서 지난해에는 31억4천만원을 올렸다.

5년만에 1천2백%가 넘는 성장율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매출은 45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그렇다고 이회사가 탄탄대로만
달려 온것은 아니다.

소회장은 지난 93년 부도직전에서 살아 남았다.

생사고락을 같이하자던 M모이사가 창업하겠다며 전체 22명의 직원중
11명을 데리고 회사를 떠나버렸던 것.

그야말로 소회장에게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을 그대로 맞아버린 꼴이었다.

소회장은 "이때 주문받은 물량을 납기일이내에 대려고 동생과 함께
한달내내 코피로 작업복을 적시면서 밤을 새웠다"고 회고한다.

소회장에게 이제 국내는 너무 좁다.

해외시장공략을 위해 우선 일본시장을 겨누고있다.

이분야의 세계흐름을 주도하는 일본시장을 뚫고나면 여타 지역공략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회사는 지난 3월 일본특허를 획득한 립스틱충전기를 내세워 조만간
일본에 상륙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있다.

소회장은 "일본업체들로부터 현재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대량주문을 받고있지만 거절하고 있다"며 "이제 신용을 세계적인
화장품포장기제조업체로 키우고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