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를 씻는 데는 추리소설 읽는 재미가 그만이다.

정상급 추리작가 5명의 중단편을 모은 "신원 미스터리클럽" 시리즈
(전 5권 신원문화사 간)와 김하인씨의 장편 "아르고의 눈" (전 2권
밀알 간), 미국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블랙 에코" (전 2권 시공사 간),
브라이언 다마토의 "뷰티" (전 2권 하서출판사 간) 등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신원 미스터리클럽"에 수록된 작품은 김성종씨의 "돌아온 사자",
노원씨의 "적과의 동침", 이상우씨의 "사랑의 알리바이", 정현웅씨의
"어느 여공의 죽음", 하유상씨의 "30분의 미스터리" 등 50여편.

짧은 얘기지만 독자의 의표를 찌르는 반전과 통쾌함이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김하인씨의 장편 "아르고의 눈"은 군수산업을 둘러싼 국제범죄를
다룬 것.

2002년 월드컵 폐막식에서 한국 대통령이 암살되고 배후세력으로
미국 10대 무기생산업체와 전미총포연합 보스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사건은 엄청난 파장으로 번진다.

전쟁을 유발시켜 무기를 팔려는 그들의 음모와 정보독점을 통한
세계 지배 야욕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블랙 에코"는 범죄조직과 경찰의 결탁이 빚어낸 비극을 그렸다.

강력계 형사 보슈가 옛 월남전 전우의 시체를 배수관에서 발견하고
이를 추적하는 과정이 줄거리.

월남전에서 미군과 짜고 다이아몬드를 밀수한 베트남인들이 밀수품을
사설금고에 맡긴 것을 알고 이를 가로채려는 FBI 요원과 보슈의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뷰티"는 젊음과 미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독특한 기법으로 파헤친
아트 스릴러.

예일대 의대 출신의 화가 제이미 안젤로는 행위예술가인 인도여성을
상대로 영원한 미를 실현하려다 동료의 술책으로 흉한 몰골이 되고 만다.

성형수술을 소재로 한데다 세밀한 심리묘사와 예술 의학 과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동원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