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인사정책의 지역편중 현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국민회의는 1일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내놓는등 집권핵심세력에 대한
도덕성 흠집내기에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정세분석실(실장 김영환의원)이 정부의 1급이상 공무원 1백96명의 출신지
현황을 분석하고 특징을 간략히 소개한 이 자료는 액면 그대로만 보면
통계적 가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자료를 통해 그동안 정부에 대한 "지역차별정책" 비난이
실질적인 근거를 바탕에 두고 있음을 보여 주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보다 현실적으로는 최근 여야개원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검.경중립화 문제를
국민회의측이 물고 늘어지는 것이 "나름대로 이유 있음"을 뒷받침하려는
속셈도 깔려있는 것 같다.

국민회의측은 특히 "검찰과 경찰은 내부의 주요 요직을 모두 PK(부산.경남)
가 장악하고 있어 4.11총선에서 편파수사에 영향을 끼쳤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29일 현재 1급이상 행정직에 재직하고 있는 공무원
2백15명중 출신지가 확인되지 않은 19명을 제외한 1백96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경남은 총리및 장관급 7명, 차관급 14명, 1급 19명 등
모두 40명을 배출, 전체 시도출신 공직자의 20.4%를 차지함으로써 고위
공직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으로 나타났다.

다음이 충청 36명(18.4%) 대구.경북 35명(17.9%) 호남 32명(16.3%) 서울
27명(13.8%) 인천.경기 11명(5.6%)등으로 집계됐다.

현재 장관급 PK출신으로는 안우만법무(울산) 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부산)
황창평국가보훈처장(마산) 추경석건교부장관(부산) 김기수검찰총장(양산)
김우석내무장관(진해) 김광일대통령비서실장(합천)등으로 조사됐다.

또 차관급으로는 이환균재경원(함안) 이기주외무(합천) 정태수내무(진주)
김태정법무차관(부산) 강만수관세청장(합천) 박일룡경찰청장(부산) 김인호
공정거래위원장(진주) 노우섭감사원사무총장(함양)등이 PK출신이라고 이
자료는 밝혔다.

국민회의는 지난해 8월 이후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중 장관급의 26.7%,
차관급의 35.5%가 PK출신으로 채워져 이른바 "PK 편향성"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이후 부산.경남지역 출신은 국무총리및 장관급 4명, 차관급
11명등 15명이었던 반면 호남은 7명에 그친 것으로 이 자료는 집계했다.

정세분석실은 PK 인사편중이 가장 심한 부처는 재경원 내무부 법무부
건교부 감사원 공정거래위라며 "이른바 힘있는 곳으로 불리는 요직은 모두
PK출신이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희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