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배우협회 제3대 회장에 현회장인 박웅(56)씨가 재선출됐다.

제5차 정기총회가 열린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회원들의 직접투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 정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것.

"처음 실시된 직접선거에서 당선돼 무척 기쁘지만 한편으론 선거기간을
4일이나 잡았는데도 투표율이 저조해 아쉽습니다.

앞으로 정후보측과 협력, 선거의 앙금을 남기지 않고 협회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91년 4월 배우협회 창립총회에서 초대회장으로 선임된 박씨는 특유의
융화력을 바탕으로 총 회원수 738명에 이르는 협회를 무리없이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연극배우의 뿌리깊은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고 개별적인 활동으로
소원해지기 쉬운 선후배간의 관계를 공고히 다지는 데 주력했습니다.

연극의 중심역할을 맡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던 배우들의
위상이 협회의 활동으로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전회원들과 보조를 같이해 배우들의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데
힘쓰겠다는 박씨는 임기(3년)중 무엇보다 임의단체에 머물러 있는 협회를
공익단체로 전환시키고 배우회관을 건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일들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경우처럼 정부차원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협회 자체적으로도 노력하겠지만 정부의 협조도 적극적으로
요구하겠습니다"

63년 동아방송 성우1기생으로 입사하면서 연극을 시작한 박씨는
"제작극회"를 거쳐 극단 "자유"로 옮겨 지금까지 33년동안 연기생활을
해왔다.

"대머리여가수" "무엇이 될꼬하니"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등 많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펼쳤고 최근에는 화제작 "따라지의 향연"에
출연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