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기계의 장력제어기기전문업체인 보라전기(대표 김종권)는 세계를
무대로 일본업체들과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기업이다.

직원수가 50명인 전형적인 중소업체이지만 미쓰비시등 일본대기업들이
가장 경계하고 있는 업체중 하나이다.

그동안 일본업체가 세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포장기계의 핵심제어부품인
파우더브레이크 자동장력제어기 EPC((원단위치통제장치)등을 차례로
국산화하면서 이들 업체들과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일본제를 깨끗이 몰아내고 1백% 내수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제는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일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회사 제품은 일본산에 비해 4~14배가량 가격이 저렴하며 성능 또한
결코 뒤떨어지지않는다.

현재 파우더브레이크등 20개 품목을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등에
수출중이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20억원,올해는 35억원을 넘길 전망.

이 회사가 단기간에 국내에서 일제를 몰아낼 수 있었던 것은 제품
경쟁력외에도 완벽한 AS가 뒤받침됐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에서든 애프터서비스의 요청이 들어오면 늦어도 1시간이내
서비스차량을 파견한다.

이 회사의 서비스차량은 모두 13대.

이들차량이 인천 대구 부산등 전국주요도시에 배치돼 AS요구시 즉시
현장에 도착한다.

특히 애프터서비스는 제품수명이 다할 때까지 무료로 해주는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AS요구가 없어도 주기적인 지역별순회서비스를 통해 기계를 수시로
점검해준다.

"현재 제품을 구입하면 예외없이 우리의 고객이 된다"고 말한다.

김사장은 지난 86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포장기계업체에 근무하다 자동화된 파우더브레이크를 국산화하면
사업전망이 밝을 것으로 확신, 주저없이 회사를 차렸다.

그러나 창업원년에 이품목을 국산화했지만 국내업체들의 시선은
일제에서 벗어날 줄 몰랐다.

김사장은 전세방을 사글세방으로 옮기며 전세금마저 개발비로 쏟아부은
상황이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김사장은 이때 술을 잔뜩 마시고 최대속도로 차를
몰아 죽으려 했다.

마지막 순간 아들의 모습이 차창에 아른거려 차마 죽을수 없었다고
한다.

이제 탄탄한 중소업체의 사장으로 자리잡은 김사장은 어려웠던 과거를
함께한 직원들에 대한 보답을 잊지않고 있다.

중소업체로는 드믈게 90년부터 3억원을 들여 5채의 사원아파트를 마련,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중고생자년에게는 5가족이 장기근속자순으로
돌아가면서 살고 있다.

직원의 중고생자녀에게는 학자금을 1백% 지원해주기도 한다.

봉급도 대기업이상이다.

대리급 연봉이 보너스 6백%를 포함, 2천4백만원정도.

이같은 직원들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로 창업이래 군입대등 불가피한
이직을 제외하면 단 한명도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

김사장은 "회사가 벌어들인 만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은 기업가가
지켜야할 당연한 도리"라고 강조한다.

이회사는 매년 매출의 10%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으며
오는 98년에는 자체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1백억원으로 잡고있다.

<류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