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엔화약세에 따른 주요품목의 국제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올해 연간 수출전망치를 하향 조정키로 했다.

매년 하반기에 연초 잡았던 수출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온 정부가 예년과는
달리 전망치를 낮춰 잡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수출부진이 예상
보다 심각함을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작년보다 13.5% 늘어난 1천4백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2.4분기부터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의
수출부진이 가속됨에 따라 이를 상당폭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통산부는 이에 따라 이날 있은 안광구(구밑에 구)차관과 국내 수출의
절반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종합상사 사장들과의 간담회 결과와 상반기
무역수지 실적 등을토대로 연간 수출전망치를 재조정해 7월 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와 민간연구소에서는 종합상사들이 연간 수출목표를 당초 보다
최고 25%까지 내려 잡을 전망이고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품목의 수출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통산부의 수출전망치 감소액이 5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수출액이 당초 전망보다 50억달러가 줄어들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1천3백70억달러로 작년보다 9.5% 늘어 나는데 그쳐 지난 94년(15.7%)과
95년(30.3%)에 두자리수를 기록했던 증가율이 또 다시 한자리수로
주저앉게 된다.

또한 시설투자 둔화 등으로 수입 증가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고
있으나 수출액이줄어들면 무역수지 적자폭은 당초 전망치 70억달러를
초과하고 경상수지 적자폭도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종합상사 가운데 올해 연간 수출목표를 1백96억달러로 잡았던 삼성물산은
반도체 등 주요품목의 수출부진이 심화돼 이를 1백80억달러로 내려
잡았고 현대종합상사와 LG종합상사도 연초 전망치인 1백80억달러와
1백26억달러를 하향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국무역협회는 엔화약세로 주요 주력상품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돼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자 올해 연간 수출전망치를 당초의
1천4백77억달러에서 1천4백20억달러로 57억달러 하향 조정했다.

통산부는 주력품목의 수출부진에 따라 연간 수출전망치 하향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업종별로 수출을 최대한 독려하고 있고 국제수지 방어대책의
효과가 점차 나타날것으로 기대돼 전망치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출목표 수정이 경기 연착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