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산업그룹 박경재회장(63)의 집무실문에는 회장실이라는 글씨가
없다.

집무실안에도 직책을 말해주는 어떤 명패도 찾아볼수 없다.

군데 군데 떨어진해묵은 쇼파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그룹에는 모기업인 송원산업을 비롯 송원칼라등 5개 계열사가 있다.

지난해매출은 1천7백억원.

박회장은 요즈음에도 주로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불가피할 경우 자가용은 손수운전한다.

운전사는 지금껏 둔적이 없다.

이 그룹의 전임원도 예외없이 자가운전한다.

박회장이 이처럼 유별난(?)경영자의 길을 걷게 된데는 "외화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그의 실용주의적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그가 외화를 철저히 배격하는 대신 전력을 쏟는 분야는 기술개발.

육순이 넘었는데도 지금도 기술개발의 최일선을 지키고 있다.

그는 지난 65년 PVC안정제를 국산화한이후 지금껏 모두 3백여가지를
개발했다.

이중 99%가량이 국내 최초개발품목이다.

박회장의 마지막 소망은 "신물질을 우리기술로 개발, 세계에 내놓은
것"이다.

< 류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