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8백원시대"가 다시 열렸다.

일시적으로나마 달러당 8백1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엔화에 대한 원화의 고평가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도 원화절하에 따른 혜택으로 다소나마 경쟁력을 회복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가치가 워낙 급속히 떨어지는등 외환시장은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원화가치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원화가치하락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 원화가치하락배경 = 국내시장에서의 달러공급부족과 국제시장에서의
달러화강세및 원화절하에 대한 기대심리확산등이 복합적인 원인이다.

특히 당분간 원화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급속히 확산,
무조건 달러를 확보하고 보자는 이른바 "밴드웨건이펙트"까지 나타나고
있어 원화가치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달러공급부족은 최근의 무역수지악화에서 비롯됐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수출은 5백37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4.3%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수입은 지난달까지 6백1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에 공급되는 달러가 줄어들어 달러화강세-원화약세현상이
초래됐다.

국제시장의 달러화강세지속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난데다 일본이 이자율하락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엔화에 대한 달러화는 연일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원화가치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게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한은이 외환시장자율성강화란 명목으로 시장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어 시장참가자들사이엔 원화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 파급효과 = 원화가치하락은 수출업계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달들어 엔화의 달러화에 대한 절하폭보다 원화의 달러화에
대한 절하폭이 더욱 커 "엔화와 비교한 원화의 상대적인 고평가"도
어느정도 완화되고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이달들어서만 2.0%가량(올들어서는 3.7%)
절하됐다.

반면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이달들어 0.1%(올들어 4.3%)절하되는데
그치고 있다.

이에따라 엔화에 대한 원화가치도 이달들어서만 1.3%절하(올들어서는
1.1%절상)됐다.

따라서 일본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경우 원화절하에 대한
효과를 볼수 있게 됐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최근 고급소비재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는 수입도 증가세가 한풀
꺾일수밖에 없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원화가치가 수직하락함에따라 기업들은 물론 은행들의
환손실위험이 커진데다 원화가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어 원화절하에 따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 전망 = 외환딜러들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원화가치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 환율이 달러당 8백10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반면 수입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달러부족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미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월말수출네고에 따른 달러가
유입되기 시작하는 다음주중반까지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김병돈조흥은행외환딜러는 "현재와 같이 금융당국이 외환시장불개입원칙을
고수하는한 환율은 달러당 8백1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