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끝난 US오픈을 보고 느낀 것 몇가지를 정리한다.

<>위기속의 퍼트는 항상 홀컵 왼쪽으로 빠진다.

중압감속에 실패하는 쇼트 퍼트는 항상 홀컵 왼쪽으로 빠진다.

이는 거의 예외가 없다.

최종일 18번홀에서 데이비스러브3세의 80 파퍼트는 홀컵 왼쪽
가장자리를 맞고 튀었고 톰 레이먼의 4m 파퍼트도 왼쪽으로 당겨 졌다.

그레그 노먼의 3라운드 17번홀 60cm 퍼팅미스도 홀컵 왼쪽을 스쳤으며
최종일 존 모스 (미국)가 16, 18번홀에서 1m안쪽 퍼팅을 미스하며
보기를 한 것도 모두 왼쪽으로 빠지는 형태였다.

가만히 생각하면 아마들도 마찬가지다.

주말골퍼들의 쇼트퍼트 실패도 대개 홀컵 왼쪽으로 벗어나는 형태가
아닌가.

1m 안쪽 거리의 쇼트퍼트는 경사를 전혀 무시하거나 경사를 보더라도
홀컵안쪽의 범위에서 봐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도 볼이 홀컵 왼쪽으로 빠지는 것은 기술상의 문제나 경사를
감안해서가 아니고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봐야 한다.

압박감을 느끼면 "인간이 본성"이 작용한다.

사람의 동작은 항상 "무엇인가 자신의 몸쪽으로 당기는 게" 원래
모습이다.

어린아이가 물건을 집을때도 "물건을 집어 자신의 입이나 몸쪽으로
가져오는 형태"이다.

그래서 무의식중의 동작이나 위기속의 동작은 "당기는 동작"이 된다.

위기속의 쇼트퍼팅이 홀컵 왼쪽으로 빠지는 패턴도 그에 연유 할
것이다.

모든 퍼팅은 홀컵을 향해 스퀘어로 밀어줘야 한다.

쇼트퍼팅을 할때 "왼쪽의 함정"을 경계하면 미스 확률이 크게 줄
것으로 생각된다.

"홀컵 왼쪽의 함정".

이는 "항상 그냥 지나쳤던" 기막힌 교훈이다.

<>우승하려면 용감해야 한다.

이번 US오픈에서 이븐파 280타로 2타차 4위를 한 존 모스 (38, 미국)는
우승자와의 그 2타차가 최종일 16, 18번홀에서의 쇼트퍼트 미스
때문이었다.

두번 다 1m가 채 안되는 거리 였는데 과연 그 실패가 "퍼팅능력 부족
때문"이었을까.

기자의 눈으로는 그 이전의 마음가짐에 이미 문제가 있었다는 느낌이다.

타이거 우드가 첫날 8타나 친 그 16번홀 (파4,403야드)에서 모스는
"레이 업"을 했다.

물을 건너 핀을 향해 직접 쏘다가 "여차하면 더블보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는 그린 왼쪽의 넓은 지점으로 "돌아가는 전략"을 택했다.

핀까지는 약 30m가 남았고 그는 의도대로 서드샷을 홀컵 1m에 붙였다.

그러나 그는 그 파퍼트를 실패, 1타를 까먹었다.

파로 막았으면 "현명한 선택".

그러나 선수는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적어도 우승을 원한다면"

다른 경쟁자들과 같이 핀을 향해 쏘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라이가 나빴을 수도 있으나 "돌아가는 소극성"보다는 "모험"이라는
단어가 우승에 더 가깝다.

그의 퍼팅실패는 애초의 소극성에서 잉태한 결과로 느껴진다.

벤 호건의 말대로 용감한 자만이 괴물을 이기는 법.그의 18번홀
미스역시 16번홀의 연장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안전한 전략"은 상위권은 보장하지만 우승은 보장하지 않는다.

위기 일수록 용감해 지는 것.

프로나 아마나 그것이 강자의 덕목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