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한진그룹 운영위원회 실장(59)은 스스로 항공에 미친 사람이라고
말한다.

6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대한항공공사 시절에 입사, 33년째 항공사
"녹"을 먹고 있으니까 그럴만도 하다.

올초부턴 (주)한진과 대한종합운수 사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장구한 기간" 현업에만 만족치 않았다.

"학구적 자세"로 한진 그룹의 경영 이론을 정립한 물류 전문가라는
평이 더 옳을 것 같다.

실제로 그는 조중훈회장등 한진 식구들을 놀라게 한 "사건"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93년 출간한 "현대 항공 수송론"이 그것.이 책은 학계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수준을 보였다는 극찬을 들었다.

항공 유류가격등을 토대로 제시한 세계 항공경기의 전망과 같은 내용들은
단연 압권이었다.

이실장은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신을 완벽주의자라고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10년째 그룹 총수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다보니 철저한 일처리가 기본이
됐을 뿐이라는 얘기다.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 얼마나 더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이"참모장"의 좌우명.

취미는 항공 우표수집.

총 6,500종 1만3,000장을 소장하고 있다.

한국내 최고의 수집광이라고 할 만하다.

얼마전에는 미수(88세)를 맞은 노모가 "팔군자전"을 열어 잔잔한
화제를 모았다.

부인 임영자씨와의 사이에 2남.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