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엔 사내헬스클럽에서 체력을 단련하고 휴일엔 회사가 마련해준
주말농장에서 전원생활을 즐긴다"

요즘 주요 대기업 사원들의 여가활동 풍속도가 이렇게 변하고 있다.

일과 후나 주말까지도 회사에 "반납"하고 잔업에 매달리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세태다.

이런 변화에는 사원들의 의식이 바뀐 탓도 있지만 회사쪽의 인식전환도
크게 작용했다.

기업들이 사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눈을 떠 이들의 여가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주)대우는 지난 3월 경기도 광주군과 고양시에 "주말농장"을 개설,
직원들에게 1인당 5평씩을 분양했다.

이 주말농장은 1백명에게 분양됐는데 신청자가 쇄도해 대우는 추가로
농장부지를 물색중이다.

또 대우센터 지하 아케이드에는 신세대풍의 직원전용 카페 "피치
가든"을 개설했는가 하면 <>사내 영화감상실<>문화교양교실 등을
운영해 직원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현대그룹은 임직원들에게 사우나 수영 에어로빅 헬스 등의 시설을
갖춘 현대스포츠센터 이용권을 월 4만7천원의 염가에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한달에 2차례씩 임직원 가족들까지 초청해 개봉예정인 영화의
시사회를 갖고 있으며 계동사옥 지하 2층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호프방도 열린다.

삼성그룹은 삼성생활문화센터를 설립해 임직원들의 취미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지상 4층 1천3백평 규모의 삼성생활문화센터는 각종 문화강좌와
헬스 클럽 A/V홀 등의 시설을 사원과 그 가족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삼성은 또 국내 최고의 스포츠타운을 자부하는 삼성레포츠센터도
오후 5시부터 임직원 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에서는 트윈 빌딩 동관 지하 1층에 자리잡은 노래방과 격주마다
토,일요일에 영화를 상영하는 지하대강당이 사원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다.

LG는 또 사원들의 해외여행을 지원하기 위해 3년만기의 해외여행적금을
1인당 4만원씩 대신 불입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이들외에도 선경그룹은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해 단전호흡 강좌를
마련하는 등 요즘 대기업들은 사원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경쟁이라도
벌이는 듯한 양상이다.

또한 금전적 보상방식도 종래의 임금 또는 수당인상보다 교육및 주택자금
지원 등 간접적인 방식에 치중하고 있다.

최근 월간현대경영이 42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교의 경우 40개사가 학자금을 전액지급하고 있고 대학교의
경우도 1백% 전액을 지급하는 기업이 27개사나 됐다.

특히 동양시멘트 선경건설 LG정유 LG금속 삼성항공 LG전자 삼성전과
삼성화재 LG산전 등 9개사는 유치원 교육비까지도 지급하는 "생애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주택마련자금 지원에서도 42개사중 41개사가 구입 및 전세금을
정액 또는 일정비율제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도 교보생명 삼성전관 동아생명 삼성물산 삼성화재 흥국생명
제일생명 등 7개사는 지원금이 3천만-5천만원이나 된다.

기업관계자들은 이러한 복지 프로그램 확충이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고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생산성제고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고 지적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