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덕(27)이 누구냐.

대회 첫날 선두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무명선수의 하루 돌풍"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성기덕이 이틀 연속 단독선두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성기덕은 한성CC 서남코스(파72)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금경.

크리스찬디올 여자오픈골프대회 (총상금 1억2,000만원) 2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추가, 합계 7언더파 137타로 이틀째 선두를 고수했다.

성은 이글에서 더블보기까지를 왕래했던 첫날과는 달리 2라운드에서는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2개의 버디를 잡았다.

1번홀 (파4.345m)과 17번홀 (파5.472m)에서 똑같이 1.5m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했다.

93년 프로에 데뷔한 성은 93, 94한국여자오픈에서 11위를 기록한 것이
지금까지의 최고성적이었다.

물론 단일라운드 선두에 나선 것은 이번대회가 처음이다.

"느낌이 괜찮다"는 성은 이번 대회 우승스코어에 대해 "내가 우승하면
10언더, 다른 선수가 우승하면 5언더 수준이 될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이언샷이 주무기.

성기덕에 이어 역시 신예인 부형순(25)이 합계 4언더로 단독 2위를
달리고 있으며, 3언더파의 공동 3위 대열에 이오순(35) 박세리
(19.삼성물산) 등 5명이 올라있다.

지난해 상금왕 이오순은 이날 이븐파 (버디1 보기1)를 쳤고,
지난대회에서 국내여자골프 신기록을 작성했던 박세리는 3언더파 69타를
쳤다.

여러차례의 버디기회를 놓친끝에 전반을 이븐으로 마친 박세리는
후반에만 1~3m거리의 버디 3개를 노획했다.

박은 그러나 이날도 드라이버샷이 3번이나 러프로 날아갔고, 퍼팅에서는
본인의 표현대로 "세면 맞고 나오고,적당히 치면 모자라는" 상황이
계속됐다.

<>.대회 2라운드에서는 국가대표 한희원 (18.서문여고3)의 선전도
돋보였다.

한은 이날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쳤는데, 경기내용을 보면
보기없이 버디만 5개였다.

첫날의 부진(75타) 때문에 합계는 2언더파 142타이고, 선두와 5타차의
8위권이다.

한은 특히 4번홀 (파3.139m)에서는 6번아이언샷이 홀컵 2 에 붙어
홀인원을 할뻔했다.

그만큼 이날 한의 아이언샷은 정확했고, 18홀내내 그린미스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한은 이 대회후 다음주의 일본여자오픈에 지난대회 베스트아마자격으로
참가하며, 24일에는 다시 태국으로 가 퀸시리키트컵에 출전한다.

한은 시선이 집중된 박세리와는 국가대표 선.후배이자 절친한 친구사이.

이번 대회는 누가 우승하느냐 못지않게, 프로초년생 박세리와 아마추어
정상 한희원의 선의의 대결도 볼거리가 되고 있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