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441) 제10부 정염과 질투의 계절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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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도 시아버지 가사의 성질을 모르는바 아니었다.
벼슬길에 올라 출세할수 있는 기회가 몇번 주어졌으나 그런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계집들과 어울려 술이나 마시며 흥청망청 지내는
데만 힘을 다 쏟고 있었다.
그래서 살림은 모조리 형부인에게 맡겨놓고 신경도 쓰지않는 편인데
유독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관해서는 한번 고집을 부리면 누구도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긴 아버님이 그렇게 마음을 먹었으니 기어이 당신 고집대로
하시겠지요"
희봉이 자기가 이렇쿵저러쿵 관여할 일이 아니지 않는가 생각하며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너에게 부탁을 하는건데 네가 먼저 할머님에게 가서 시아버님의
의향을 슬쩍 비쳐보란 말이야.
물론 처음에는 펄쩍 뛰시겠지.
근데 네가 차근차근 말씀을 드려 할머님 마음을 풀어놓으란 말이야.
늙어가는 아들이 원하는 건데 어머니로서 결국 들어주지 않고
어떡하겠니.
그렇게 네가 할머님 마음을 풀어놓고 나서 그 다음에 내가 만나뵙고
부탁을 드리면 일이 좀 수월해질것 같아서 말이야"
형부인은 희봉에게 간절히 부탁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희봉으로서는 난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전투로 따지면 먼저 앞서 가서 화살받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하지만 시어머니의 부탁인데 나 몰라라 할수도 없었다.
부탁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딴방도를 모색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어머님이 정 그러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봐야지요.
근데 궁금한 것이 있네요"
희봉이 말끝을 흐리며 뜸을 들였다.
"뭐가 궁금하다는 게냐?"
희봉은 말을 꺼냈지만 차마 형부인에게 묻기가 뭐했다.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나서 입을 열었다.
"아버님이 스무살도 채안되는 원앙을 첩으로 삼기를 원하시는데
말이에요.
외람된 질문이지만 글쎄 어버님이 오십이 넘은 그 나이에 어머님과
첩 네명을 어떻게 감당을 하시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 네가 궁금하다는게 그거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희봉이 궁금한 것은 시아버지 가사가 그렇게
여자와 술에 찌든 삶을 오래 살아오며 넛도 성생활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잠자리에서 몸을 섞기나 하는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네 시아비 요즈음 그거 힘도 제대로 못 써"
형부인이 희봉의 의중을 읽고는 가려운 데를 긁어주었다.
한번 입이 열리자 형부인은 며느리에게 털어놓아서는 안될 말들까지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
벼슬길에 올라 출세할수 있는 기회가 몇번 주어졌으나 그런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계집들과 어울려 술이나 마시며 흥청망청 지내는
데만 힘을 다 쏟고 있었다.
그래서 살림은 모조리 형부인에게 맡겨놓고 신경도 쓰지않는 편인데
유독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관해서는 한번 고집을 부리면 누구도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긴 아버님이 그렇게 마음을 먹었으니 기어이 당신 고집대로
하시겠지요"
희봉이 자기가 이렇쿵저러쿵 관여할 일이 아니지 않는가 생각하며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너에게 부탁을 하는건데 네가 먼저 할머님에게 가서 시아버님의
의향을 슬쩍 비쳐보란 말이야.
물론 처음에는 펄쩍 뛰시겠지.
근데 네가 차근차근 말씀을 드려 할머님 마음을 풀어놓으란 말이야.
늙어가는 아들이 원하는 건데 어머니로서 결국 들어주지 않고
어떡하겠니.
그렇게 네가 할머님 마음을 풀어놓고 나서 그 다음에 내가 만나뵙고
부탁을 드리면 일이 좀 수월해질것 같아서 말이야"
형부인은 희봉에게 간절히 부탁한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희봉으로서는 난감하지 않을수 없었다.
전투로 따지면 먼저 앞서 가서 화살받이가 되라는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하지만 시어머니의 부탁인데 나 몰라라 할수도 없었다.
부탁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딴방도를 모색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어머님이 정 그러실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봐야지요.
근데 궁금한 것이 있네요"
희봉이 말끝을 흐리며 뜸을 들였다.
"뭐가 궁금하다는 게냐?"
희봉은 말을 꺼냈지만 차마 형부인에게 묻기가 뭐했다.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나서 입을 열었다.
"아버님이 스무살도 채안되는 원앙을 첩으로 삼기를 원하시는데
말이에요.
외람된 질문이지만 글쎄 어버님이 오십이 넘은 그 나이에 어머님과
첩 네명을 어떻게 감당을 하시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래 네가 궁금하다는게 그거냐?"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희봉이 궁금한 것은 시아버지 가사가 그렇게
여자와 술에 찌든 삶을 오래 살아오며 넛도 성생활이 가능한가 하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잠자리에서 몸을 섞기나 하는지....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네 시아비 요즈음 그거 힘도 제대로 못 써"
형부인이 희봉의 의중을 읽고는 가려운 데를 긁어주었다.
한번 입이 열리자 형부인은 며느리에게 털어놓아서는 안될 말들까지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