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미시건주 오클랜드힐스GC = 김흥구 기자 ]]

<>.금년도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96 US 오픈 (이곳시간 13-16일)은
미미시건주 디트로이트근교의 오클랜드 힐스GC (파70)에서 열린다.

거두절미하고 "괴물에 먹힌 선수" 얘기부터 시작해보자.

"괴물"을 들먹인 것은 오클랜드 힐스의 코스자체가 프로들로부터
"몬스터 (괴물)"로 불리는 난코스이기 때문이다.

"T.C.첸"은 "Two Chips"의 약자.

오클랜드힐스에서 열린 1985년 US 오픈에서 대만의 T.C.첸은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우승"을 거의 손에 넣을뻔 했다.

그는 첫라운드에서 US 오픈 사상 최초의 알바트로스를 2번홀
(파5,523야드)에서 기록하는 등 5언더파 65타의 눈부신 플레이를 펼쳤다.

그의 신들린듯한 골프는 2,3라운드에서도 계속돼 69타씩을 쳤고
3라운드를 마칠때까지 그의 203타는 US 오픈의 54홀 최저타수 신기록
이었다.

최종라운드 4번홀까지도 그는 4타차 선두였다.

그러나 괴물은 5번홀 (파4,455야드)에서 마각을 드러냈다.

T.C.첸의 티샷은 완벽했으나 4번아이언으로 친 세컨드샷은 "얼토당토
않게" 그린 오른쪽으로 30야드나 치우쳐 깊은 러프에 빠져 버렸다.

그의 세번째 피치샷은 그린에서 불과 1야드 못미쳤으나 그곳 역시
헤비러프였다.

해프닝은 여기서 시작됐다.

그는 네번째샷을 역시 웨지로 쳤다.

볼은 "붕"하고 떠올랐다.

그러나 운이 다한 것일까.

폴로스루를 하다가 그는 떠오르는 볼을 또 한번 치고 말았다.

메이저사상 가장 유명한 "두번치기"가 된 것.

그는 1벌타를 먹었고 볼은 그린 왼쪽 에이프런으로 벗어났다.

결국 그는 6온2퍼트로 쿼드루풀보기 (소위 더블 파)를 하고 말았다.

4타를 한꺼번에 까먹은 그는 흔들렸다.

이후 3개홀 연속 보기 등 그의 4라운드스코어는 7오버파 77타.

결국 우승은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79타의 앤디 노스 (미국) 몫이었다.

그의 이름 약자인 T.C.는 "Tze-Chung"을 의미했으나 사람들은 그후
"Two Chips"의 약자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10만달러를 날린 사나이-데이비드 그레엄 1979년 오클랜드에서 열린
USPGA선수권을 앞두고 미골프매거진은 대회 18홀최저타수 신기록 및
72홀최저타수 신기록 수립자에게 각각 5만달러의 보너스를 내걸었다.

당시 기록은 18홀이 63타이고 72홀은 271타.

호주의 데이비드 그레엄은 최종라운드 최종 18홀을 앞두고 잘하면
10만달러, 최소한 5만달러는 버는듯 했다.

18번홀 (파4,465야드)에서 그가 버디를 잡으면 62타로 10만달러이고
파를 잡으면 270타가 돼 5만달러였다.

그러나 그는 더블보기로 1달러도 받지 못했다.

그의 드라이버샷은 러프였고 세컨드샷은 그린을 오버, 내리막경사면의
세번째샷을 해야했다.

세번째샷은 너무 조심스러워 그린 프린지에 멈췄고 4온후 1.5m의
보기퍼트를 실패, 더블보기를 한 것.

10만달러라면 현 환율로 7,860만원이지만 그게 17년전얘기라면
어마어마한 거금 아닌가.

다행스러운것은 그래도 그가 연장전끝에 우승했다는 사실이다.

골프규칙을 바꾼 톰 왓슨.

85년 US 오픈에서 톰 왓슨은 "가혹한 규칙"으로 우승을 잃었다.

1라운드 8번홀 (파4,440야드)에서 그의 볼은 홀컵 가장자리에 붙어
"떨어질락 말락"했다.

왓슨은 기다렸고 볼은 떨어졌다.

그러나 경기위원은 10초이상을 기다렸다며 그에게 2벌타를 가했다.

그는 그 2벌타로 인해 1타차 2위에 그쳤다.

이를 계기로 USGA (미골프협회)는 2벌타가 너무 가혹하다고 인정,
현재와 같이 1벌타로 규정을 고쳤다.

<>.이상이 해프닝들을 보면 코스가 말랑 말랑한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오클랜드 힐스는 금세기 최고의 설계가 두명이 만든 "몬스터 코스"이다.

"괴물"에 대한 설명은 내일 이어진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3일자).